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가 자신의 이민 정책을 바꿀 의향은 없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지지율 반등을 위해 히스패닉계 등 유색 인종의 표심을 사로잡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수 있다는 여지는 남겨두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등 외신이 22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트럼프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단호하고 강력하게 불법 입국자들을 대해야 한다"면서 "불법 이민자 추방 공약을 뒤집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빠르면 다음 주 안에 공개될 것으로 알려졌던 트럼프의 수정된 이민 정책 연설은 잠정 보류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트럼프는 보도 전날인 20일 뉴욕 트럼프 타워에서 히스패닉 대표단과의 면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트럼프는 "불법 이민자가 자격을 갖추고 있다면 시민권까지는 아니더라도 추방 공포 없이 머물 수 있게 하는 방안을 발표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동안 트럼프는 △멕시코와의 국경에 장벽 설치 △미국 내 불법 이민자 모두 추방 등 강경한 이민 정책을 고수해왔다. 미국 연방통계국에 따르면 미국 내 히스패닉은 지난해 기준 전체 인구 가운데 17.6%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선 투표권을 갖고 있는 미국인 가운데서도 히스패닉의 비율이 약 10%일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미국에 머물고 있는 불법 이민자만 11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트럼프는 이민 정책을 수정할 일이 없다면서도 "현재 히스패닉 커뮤니티의 많은 사람과 함께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협력하고 있다"고 말하며 여지를 남겼다. 현지 정치권과 언론들에서는 "당장 이민 정책 공약을 수정하지는 않더라도 이미 일부 공약 수정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도 일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