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범죄의 여왕' 촉 좋은 '뉴 타입' 스릴러의 등장

영화 '범죄의 여왕' 스틸컷, 미경 역을 맡은 배우 박지영[사진=(주)콘텐츠판다 제공]

아주경제 최송희 기자 = 불법시술 전문 미용실을 운영 중인 미경(박지영 분). 그에게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아들이 있다. 고시 공부 중인 아들 익수(김대현 분)를 위해서라면 어떤 일도 두렵거나 창피하지 않은 그는 “수도요금이 120만원이 나왔다”는 말에 고시촌으로 출동한다.

맨션에 사는 고시생들은 서로에게 무관심하고, 맨션 관리인들 역시 수도요금에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여자의 직감, 아줌마 파워, 남다른 촉이 발동한 미경은 수도요금 뒤에 엄청난 사건이 있음을 감지하고 이를 파헤치기 위해 나선다.

영화 ‘범죄의 여왕’(감독 이요섭·제공·배급 ㈜콘텐츠판다·공동제공 공동배급 TCO㈜더콘텐츠온·제작 광화문시네마)은 단편 ‘더티혜리’, ‘다문 입술’로 이름을 알린 이요섭 감독의 작품이다.

이요섭 감독은 가장 친숙한 인물을 통해 살벌한 진실을 추적해나간다. 이 과정은 유쾌하면서도 묵직한 긴장감을 유발, ‘범죄의 여왕’만의 독특한 질감과 톤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이 독특하고 매력적인 영화의 중심에는 모두의 엄마, 미경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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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경은 누군가의 엄마를 떠올릴 만큼 가까운 인상을 가졌으면서도, 한편으로는 너무도 낯선 얼굴을 하고 있다. 친숙과 낯섦 사이를 오가는 이 인물은 쉬이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더욱 흥미롭고 또한 쉽게 마음을 내어주게 된다.

‘범죄의 여왕’이 여성을 다루는 방식에 있어서 기존 한국영화와는 달리 진취적이고 매력적일 수 있는 것도 미경이라는 인물이 있기 때문. 미경은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캐릭터로 누구보다도 적극적으로 사건에 개입, 문제를 파헤친다. 또한 여성을 위협하는 남성들에 맞서고, 그들을 타파하며 속 시원한 뉴 타입 스릴러를 완성해냈다.

배우들의 연기 또한 칭찬할 만한 부분. 촉 좋은 아줌마 미경 역의 박지영은 깊은 연기 내공으로 더할 나위 없는 미경을 그려냈으며 관리실 직원이자 미경의 조력자 개태 역의 조복래는 다양한 면모들을 내비치며 박지영과 좋은 케미스트리를 발휘했다. 또 하준 역을 연기한 허정도는 영화의 몰입도를 높이는 섬세한 연기로 지금까지와는 또 다른 매력을 보여줄 예정. 거기에 백수장, 김대현, 이솜 등 신스틸러로 톡톡히 활약하고 있는 배우들의 연기 및 호흡 역시 영화의 완성도를 높이는 것에 기여했다.

‘1999, 면회’, ‘족구왕’ 등으로 충무로에서 주목받고 있는 영화창작집단 광화문시네마의 세 번째 작품인 ‘범죄의 여왕’은 8월 25일 개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