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소현 기자 = 메르세데스-벤츠가 최근 수입차 위기 속에 지각변동을 예고했다. 수입차 시장 부동의 1위 BMW를 제치고 메르세데스-벤츠는 국내 공식진출 14년 만에 수입차 업계 최초 ‘5만대 판매달성’과 올해 ‘수입차 1위’ 자리를 넘보고 있다.
내달 1일이면 취임 1주년을 맞는 디미트리스 실라키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사장은 지난 5일 영등포 전시장 개관식에서 기자들과 만나 “올해 마무리까지 앞으로 5개월 남아 성장 가능성이 있다. 지난 7월까지 판매량을 보면 2위와의 격차도 분명하다”며 “신형 E클래스 디젤까지 판매되면 올해 판매목표 5만대 달성은 쉽게 계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판매량 증가를 시킬 수 있는 대표 차종으로 ‘신형 E클래스’를 주목했다. 신형 E클래스는 지난달 1133대를 판매하며 수입차 베스트셀링카에 올랐다. 현재 디젤 모델은 환경부 인증이 마무리 되지 못해 가솔린 모델만 판매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성과다.
실라키스 사장은 “E클래스 모델은 딜러들의 판매 볼륨과 수익 비중이 가장 크기에 신경 쓰고 있다”며 “디젤모델 인증 문제도 곧 해결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라키스 사장은 ‘디젤 게이트’,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의 판매금지 및 인증취소 처분 등으로 침체된 수입차 시장 속에서 얻는 반사이익을 경계했다. 그는 “사실 폭스바겐 이슈와 같은 스캔들이 발생하는 것은 고객들에게 기술적으로 의심을 사게 돼 산업 전체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디젤기술은 오래 축적된 기술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끊임없이 개발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신 메르세데스-벤츠만의 저력을 이끄는데 무엇보다 ‘질적 성장’에 초점을 둘 것 이라고 밝혔다. 실라키스 사장은 지난해 9월 취임한 이후 ‘균형 잡힌 지속가능한 성장’을 경영목표로 하고 있다. 그는 “판매 네트워크와 서비스센터, 워크베이 확대를 비롯해 한국 고객들과의 이벤트, 봉사활동 등에 더욱 초점을 맞출 것”이라며 “질적 성장에서 넘버원(1위)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네트워크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 이날 첫 서울 서남권 전시장이자 벤츠의 40번째 판매거점인 영등포 전시장을 열었으며 이달 말 제주도 전시장을 오픈해 올해 말까지 41개 전시장, 48개 서비스센터를 갖출 계획이다. 내년엔 경기 부천까지 네트워크를 확장한다는 구상이다.
한국 생활 2년차인 실라키스 사장은 지난해 부임한지 한 달 만에 국정감사에 소집되며 신고식을 톡톡히 치렀다. 또 ‘벤츠 골프채 사건’ 등으로 골머리를 앓았지만, 한국에서 생활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한국시장에 더 빨리 오지 못한 것이 아쉬울 정도로 좋았다. 1년 밖에 안됐지만 3년 이상 있었던 것처럼 푸근하다”면서 “‘빨리빨리’ 해야 하는 한국문화와 도전적인 비즈니스 환경이 내 취향과 잘 맞는다”고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