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사면전후 딴얼굴...건설사 사회공헌기금 공염불?

2016-08-02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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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억원 약속에 모금은 50억원


 
아주경제 김종호 기자 = 지난해 정부의 광복 70주년 특별사면에 대한 대가로 건설사들이 약속한 2000억원 규모 사회공헌기금이 공염불에 그치고 있다. 당시 입찰담합과 관련해 특별사면을 받은 70여개 건설사들은 연내 기금모금을 마치겠다며 결의대회까지 열었다. 그러나 1년이 다가오는 지금까지 해당 건설사들이 모은 사회공헌기금은 50억원이 채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2000억원을 내놓겠다며 ‘대국민 약속’을 했던 건설사들은 이제야 ‘현실성이 없다’며 발을 빼고 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애초 2000억원이라는 목표액 자체가 말이 되지 않았다”며 “기금 모집 방식조차 정하지 않은 상황에서 선뜻 돈을 내놓겠다는 건설사들이 없는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설명했다.
건설사들이 설립한 사회공헌재단에서는 올 초 2000억원을 한 번에 마련하기 어려우니, 3~5년 등 기금 마련 목표기간을 정해 달성하는 등 성의를 보이겠다고 다시 한 번 약속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2000억원의 모금 자체가 불가능하다며, 일단 현재까지의 모금액으로 사회공헌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으로 선회했다.

건설사들은 최근 국내외 건설경기가 크게 악화된 상황에서 선뜻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의 기금을 낼 여력이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올 2분기 발표된 대형건설사 실적은 국내 주택시장 개선에 따라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결과를 내 진정성을 의심받고 있다.

실제 지난 1분기 4300억원대 대규모 영업손실을 기록했던 삼성물산은 2분기 1768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로 돌아섰다. 대우건설도 3분기 만에 1000억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했으며, 대림산업도 지난해 동기 대비 2배가 넘는 영업이익(1361억원)을 냈다. GS건설도 9분기 연속 영업이익(226억원) 흑자를 이어갔다.

대부분 저유가 등에 따라 손실이 확대된 해외건설 대신, 최근 국내 주택시장 활황에 따른 이익 개선이 두드러졌다. 이는 국내에서 돈은 벌었지만, 국민과의 약속은 못 지키겠다는 것과 다름없다. 지난해 결의대회가 단순한 쇼(SHOW)가 아니었다면, 대국민 약속 이행에 최소한의 성의라도 보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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