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의 7월 제조업 경기에 대한 엇갈린 평가가 나왔다. 중국 정부는 폭우 등 영향으로 5개월 만에 경기가 다시 위축세로 돌아섰다고 진단한 반면, 민간에서는 적극적인 재정정책 효과로 제조업 경기가 17개월 만에 확장세로 전환했다고 평가한 것이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7월 제조업 PMI가 전달보다 0.1%포인트 하락한 49.9를 기록했다고 1일 발표했다. 이는 전달과 비슷한 50선을 기록할 것이라는 시장 예상치를 하회하는 것이다. PMI는 제조업 경기를 지수화한 것으로 50 아래는 경기 위축을, 50 위면 경기 확장을 의미한다. 중국 제조업 PMI가 50선 밑으로 내려간 건 5개월 만이다.
기업별로는 대기업 PMI가 51.2로 전달보다 0.2%포인트 증가한 반면 중소기업 PMI는 각각 48.9, 46.9로 전달보다 0.2%포인트 0.5%포인트씩 하락해 2개월 연속 내림세를 이어갔다.
7월 한달 내내 엘니뇨 영향으로 중국 전역에 내린 폭우로 특히 창장 중하류 지역의 홍수 피해가 극심해 생산 물류에 차질을 빚은 데다가 민간투자가 부진하면서 시장 수요도 둔화됐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중국 정부가 추진하는 공급측 개혁으로 전통산업 분야에서 과잉생산 해소를 위한 감산이 이뤄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
자오칭허 국가통계국 고급통계사는 "비록 기준선 아래로 내려갔지만 수치 변동폭이 적어 전체적으로 평온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같은 날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에서 발표한 7월 중국의 차이신 제조업 PMI는 50.6으로, 1년 5개월 만에 기준치를 넘어서 제조업 경기 확장을 반영했다. 전달치(48.6)나 블룸버그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48.8)를 모두 웃돌았다.
이 중에서도 신규업무 총량이 지난 3월 이래 처음으로 회복세를 보이며 차이신 PMI의 경기확장을 견인했다. 내수 성장과 함께 신제품 출시, 영업전략 개선 등이 신규업무 총량의 증가세를 이끌었다고 차이신은 평가했다.
중정성(鍾正生) 차이신 거시경제연구팀장은 "적극적인 재정정책 효과로 중국 경제의 안정조짐이 처음으로 단초를 보이기 시작했다"며 "하지만 경제하방 압력은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에 재정 및 통화정책에 대한 지원이 느슨해져서는 안 된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7월 제조업 PMI를 두고 중국 당국과 차이신이 엇갈린 결과를 내놓으면서 시장의 관심은 이어 발표될 7월 수출입 실적, 산업생산, 고정자산투자, 소매판매 지표 등에 쏠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