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세계 최대 중문 포털사이트 바이두의 리옌훙 회장과 바이두의 자회사인 아이치이(愛奇藝) 궁위(龔宇) CEO가 25일 저녁(현지시간) 아이치이 인수 계획을 철회했다. 아이치이는 중국 대륙을 강타했던 '태양의 후예' 단독 방송으로 대박을 치며 유명세를 탔던 중국 대표 인터넷 동영상서비스업체다.
홍콩 봉황망(鳳凰網)은 지난 2월 바이두의 아이치이 보유지분을 23억 달러에 매입해 아이치이 사유화를 실현하겠다는 리 회장과 궁위 CEO의 야심찬 계획이 수포가 됐다고 26일 보도했다. 이와 함께 아이치이 A주 상장의 꿈도 멀어졌다.
지난 2월 리 회장과 궁 CEO는 바이두 이사회에서 바이두가 보유한 아이치이 지분 80.5%를 모두 사유화하겠다고 선언했다. 아이치이 기업 가치를 28억 달러로 추산하고 인수가는 23억 달러로 책정했다. 당시 리 회장은 "이는 아이치이 A주 상장을 위한 조치로 바이두 수익 창출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일반적으로 사유화는 중국 A주가 금지하고 있는 VIE(변동지분실체)구조 해체 작업이다. VIE는 IT 등 특정산업에 대한 당국의 외자 제한을 피하기 위해 자주 사용되는데 사주가 해외에 지분 100%를 보유한 지주회사를 설립하고 이 지주회사가 다시 지분 100%를 보유한 외자법인을 중국에 설립하는 방식이다.
중국 당국의 규제를 피하고 중국 국내에서 활동하면서 해외 증시에 상장하는데 유리한 지배방식이지만 중국 A주 상장을 원할 경우에는 장애물이 된다.
하지만 바이두 주주들은 아이치이 사유화 계획을 반대했다. 4억 달러 규모 바이두 지분을 확보하고 있는 글로벌 헤지펀드 아카시아 파트너스는 지난주 리 회장에 공개서한을 보내 "제안한 매입가가 너무 낮고 바이두가 한 사람의 주머니를 두둑하게 하는 수단으로 전락할 수 있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리 회장 등은 주주의 반대는 물론 외환시장 변동성 증가 등으로 복잡해진 상황을 모두 고려해 인수 계획 철회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아이치이는 2010년 4월 바이두와 미국 대형 사모펀드 프로비던스 에쿼티 파트너스가 공동으로 창립한 인터넷 동영상사이트 '치이'로 시작했다. 이후 사명을 아이치이로 변경했다. 2012년 11월 바이두가 프로비던스가 소유한 지분을 모두 사들이면서 아이치이 최대 주주가 됐고 2013년 3억7000만 달러를 들여 인수한 동영상업체 PPS와 아이치이를 합병시켜 몸집을 불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