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브라질 리우올림픽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여행객들이 리우데자네이루 공항에 내려서 가장 먼저 마주하게 될 메시지는 ‘지옥에 온 걸 환영한다’일지도 모르겠다.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에 따르면 리우시 경찰관과 소방관들은 치안 재정 삭감에 항의해 이 같은 플래카드를 들고 공항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들은 “경찰과 소방관들은 몇 달씩 월급을 못 받고 있다. 누구라도 리우에 온다면 안전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브라질 연방 정부는 현지시간 6월 19일에 8억4900만 달러를 리우주에 긴급 수혈하며 지하철 완공, 경찰력 보완 등 올림픽 준비 작업에 차질이 없도록 할 방침이라고 로이터는 보도한 바 있다.
그러나 여전히 경찰들은 지독한 예산 삭감을 버틸 수 없다며 시위를 벌이고 나서 안 그래도 취약한 리우의 치안이 더욱 악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유투브 등에서는 브라질 소매치기가 환한 대낮에 횡단보도를 지나던 관광객의 휴대폰이나 목걸이를 잽싸게 낚아채서 도망가거나 골목이나 도로에서 여러 명의 강도들이 길 가던 사람을 총으로 위협해 돈과 귀중품을 빼앗는 등의 영상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앞서 2011년부터 브라질 당국은 범죄 조직의 온상이던 빈민가에 대대적인 소탕 작전을 벌이는 동시에 일부 빈민가 일대에는 케이블카를 설치해 관광객 유치와 주민들의 소득 증대 효과를 기대했었다.
그러나 이후에도 계속해서 빈민가 주변에서 경찰과 범죄 조직과의 총격전이 벌어지는 등 빈민가의 상태 개선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게다가 정부의 부패와 미숙한 정국 운영으로 브라질 전역엔 수십년래 최악의 경제난이 덮치면서 범죄도 증가하는 추세다.
인터내셔널 비즈니스 타임즈에 따르면 올해 5월 리우주에서 발생한 노상 강도 건수는 작년 동기 대비 23.7%나 증가했다. 차량 도난도 19.7% 늘었다. 살인사건도 15% 늘었다. 또한 1~5월 리우주에서는 한 시간에 13번 꼴로 강도 및 절도 사건이 벌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8월 5일 개막해 21일 폐막까지 브라질 올림픽이 진행되는 동안 선수 1,500명과 방문객 50만 명이 리우를 방문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안드레이 로드리게스 법무부 특수 안전부장은 올림픽 기간 중 치안 유지를 위해 2억 달러를 투입하고 군경 8만5000명을 동원하겠다고 발표했지만 부실한 재정으로 인한 구멍 뚫린 경찰력이 이들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