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조현미 기자 = "프랑스에 있는 한인 입양인을 위해 연주하는 건 어떨까?" 프랑스 파리국립고등음악원에서 바이올린을 배우고 있던 이상희(40·여)씨의 제안에 당시 같은 학교에 있던 한인 유학생 11명이 움직였다.
파리국립고등음악원은 세계 최고의 음악학교 중 한 곳이다. 한국 음악계를 이끌고 있는 중견 음악가 바이올리니스트 피호영 성신여대 교수와 첼리스트 양성원 연세대 교수, 작곡가 최우정 서울대 교수 등이 이곳 출신이다. 지난해 쇼팽콩쿠르 우승자인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재학 중인 학교이기도 하다.
유니송은 창단 첫해 파리에서 프랑스 한인 입양인 단체인 '한국의 뿌리협회'와 자선음악회를 열었다. 이후 파리뿐 아니라 리옹에서도 입양인을 위한 연주를 가졌다. 음악회는 입양인들의 '뿌리 찾기'로 이어졌다. 음악회에 감명받은 입양인과 입양부모들이 한국을 방문해 말과 문화를 배우고, 친모를 찾아 나섰다.
이후 파리 한글학교 건립, 한센병 환자 돕기, 인도 어린이 돕기 등으로 자선활동 폭을 넓혀갔다.
"왜 프랑스에서만 공연하니?" 이상희씨의 오랜 스승인 피호영(56) 교수는 유학을 마치고 귀국한 이씨에게 이같이 물었다. 한국 공연이 시작된 계기를 만들어 준 질문이다.
유니송은 2010년 한국으로 공연장소를 옮겼다. 피 교수가 음악감독으로 나섰다. 파리국립고등음악원뿐 아니라 인근에 있는 파리음악원 재학생과 졸업생도 멤버도 영입했다. 현재 유니송 멤버는 50여명. 이들은 매년 여름마다 음악회를 연다.
유니송의 무대는 공연장에만 머물지 않는다. 어린이·노인 복지시설인 '안양의 집' 등 평소 클래식 음악을 접하기 힘든 소외이웃을 위한 연주도 꾸준히 펼치고 있다.
피 교수는 "유니송은 내년에 창단 20주년을 맞는다"면서 "이에 걸맞게 공연 횟수를 늘리고, 사회공헌 활동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올해 정기음악회는 오는 14일 서울 예술의 전당에서 열린다. 싱가포르 출신의 다렐 앙이 지휘를 맡고, 파리국립고등음악원 동문인 세계적인 클라리네티스트 플로랑 에오가 협연한다. 입장료는 3만~5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