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국책은행 자본확충 발권력 동원 여야 질타에 진땀

2016-06-30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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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3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아주경제 홍성환 기자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한은이 발권력을 동원해 국책은행 자본확충을 지원키로 한 것에 대해 여야 의원들로부터 집중 추궁을 받았다.

30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업무보고에서는 정부가 11조원 규모 국책은행 자본확충펀드를 조성하는 데 한은이 발권력을 활용하는 것에 대한 질타가 이어졌다.
특히 여야 의원들은 금융통화위원회 의결을 거치지 않고 자본확충펀드 설립을 미리 결정한 것은 한은법 위반 소지가 있을뿐 아니라 특정 산업을 지원키 위해 한은이 나서는 것은 나쁜 선례를 남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부의 경제정책 실패 때문에 한은까지 썩어가고 있는 동아줄을 잡아당겨야 하냐는 논란이 거세다"며 "국책은행 자본확충펀드와 관련해 한은이 발권력을 동원해 비판을 받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박 의원은 "한은이 펀드 조성의 이유로 밝히고 있는 금융안정은 은행에 대한 것이지 부실은행 대출을 직접 관장하라는 것은 아니다"고 비판했다.

김성식 국민의당 의원도 "두 국책은행이 하도 사고를 쳐서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이 떨어질 것 같으니 만든 것이 자본확충펀드가 아니냐"며 "국책은행에 구제금융을 하면서 모든 국민에게 보편적 부담을 안겨줄 한은의 발권력 동원은 나쁜 선례를 남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여당인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 역시 "이런 식으로 부실기업 조정에 한은의 발권력이 동원되는 것이 계속되면 한은은 산은으로 전락한다"며 "한은이 중앙은행으로 원칙을 지키기 위해서는 펀드를 이렇게 가게 내버려둬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이주열 총재는 "기본적으로 중앙은행의 개입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재정에서 충분히 커버하면 중앙은행이 들어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국책은행 자본확충은 재정이 주도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다만 금융불안을 방지하기 위해 한국은행이 펀드에 대출을 해주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본확충펀드는 금융시장이 불안한 상태가 됐을 때의 대응책"이라며 "10조원 한도를 정했지만 사전에 먼저 집어넣자는 것이 아니라 금융부담이 생겨 필요성이 생길 때 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또 김성식 의원이 "자본확충펀드에 한은의 발권력을 동원하는 것은 중앙은행의 기본 준칙을 위반한 것이고 반복돼선 안 된다는 지적에 동의하느냐"고 질문하자 "동의한다"고 답했다.

한편, 한은은 내달 1일 임시 금통위를 열고 자본확충펀드 10조원 대출에 대한 의결을 진행할 예정이다. 한은법상 금통위원 7명 중 4명 이상이 찬성하면 자본확충펀드가 공식 출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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