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울산 정하균 기자 = 울산 동구 도심에 위치한 일산해수욕장이 지난 24일 개장했다.
동구는 개장 이후 첫 주말을 맞아 26일까지 하루 평균 5만명 안팎의 인파를 끌어 모으면서 올해 방문객 200만명 목표 달성 가능성을 높였다.
하지만 당초 권명호 동구청장이 밝혀온 '오색만족 피서지'의 면모는 찾아볼 수 없었다.
일산해수욕장 행정봉사실 앞에서 권명호 구청장을 비롯해 시·구의원과 유관 기관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25일 열린 해수욕장 개장식엔 수천명의 인파로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북적였다
이날 동구청 직원들이 안내 및 질서요원으로 투입됐다.
구는 8월 23일까지 개장 기간 동안 상설무대를 활성화한다는 방침과 함께 지난해 처음 운영한 모래썰매장을 다시 조성해 놓고 관광객들이 많이 유입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구는 개장을 앞두고 해수욕장 해안선 800m 전체에 해파리 방지 그물망을 설치했으며, 하계휴양소 등 편의시설을 확충했다.
이 같은 동구청 나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천혜의 지리적 이점을 갖춘 일산해수욕장에 다른 지역 관광객들을 끌어모으기엔 역부족이라는 시민들의 지적이다.
해수욕장 백사장을 양분하는 콘크리트 구조물이 사람들의 통행을 방해하고 해변 인도를 잠식한 '무개념' 상점들은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특히 백사장 한켠에서 삼겹살을 굽으며 술판을 벌이는가하면 백사장 곳곳에서 담배를 피우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가족들과 함께 온 동구 주민 김모씨(48)는 "구청이 전국 최고의 해수욕장으로 만들겠다는 구호가 무색할만큼 기초질서에 대한 단속도 없었다"면서 "외부 인파를 끌어모으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지난해 6월 울산대교 개통 이후 크게 개선된 교통 접근성에 기대어 막연히 이곳 해수욕장에 관광객이 많이 유입될 것으로 보는 것은 잘못된 판단"이라고 지적했다.
경주에서 온 시민 석모씨(51)는 "처갓집이 울산이라 이번 해수욕장 개장식에 한 번 오게 됐다"면서도 "일산해수욕장 개장이 다른 해수욕장보다 한 달 늦게 개장한다는 사실을 이번에 처음 알게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진하해수욕장은 서머페스티벌과 문화공연, 전국청소년해양스포츠제전 등을 개최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일산해수욕장은 서머페스티벌 외 특별히 내세우는 이벤트도 없는 것 같다"고 아쉬움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