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표현하고 싶어서 그래요. 답답해서 그래요. 너무 답답해요. 너무. 왜 이렇게 예쁘세요. 당신”
“너무 예뻐요. 너무 예뻐서 사랑합니다. 고마워요. 이런 느낌 갖게 해줘서. 평생 잘 간직할게요.”
아주경제 김은하 기자 = 지난해 개봉한 영화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 속 대사들이다. 21일 불륜설이 보도된 홍상수 감독이 연출 하고, 김민희가 출연했다. 두 사람은 이 영화를 계기로 만났다.
홍상수 감독 작품 속 남자 주인공의 직업은 아주 자주 영화감독이었고, 영화감독이 아니더라도 늘 지질함을 숨기지 못하는 지성인이었다. 그것은 ‘홍상수 감독은 늘 자기 자신을 주인공으로 해 영화를 만든다’는 평가에 힘을 실리게 했다.
홍 감독과 김민희의 불륜보도로 한순간에 문제작으로 전락한 영화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 속 남자 주인공도 영화감독이다. 남자주인공을 연기한 정재영은 위 대사를 날리며 김민희를 향해 쉴 새 없이 대쉬한다.
홍상수 감독은 언제나 촬영 당일 현장에서 그날 찍을 대본을 쓴다. 저 대사들은 누구를 향한 것이었을까. 현장으로 출근한 김민희를 보며 느낀 설렘과 떨림을 대본으로 써 정재영의 입을 통해 고백한 것이었을까.
김민희는 당시 인터뷰에서 “너무 재미있었다. 이런 촬영이라면 매일 할 수도 있을 것 같다”며 즐거워했다. 본인이 무엇을 연기해야 하는지도 모른 채로 현장에 도착해 그날 연기할 것을 쪽대본으로 받는, 연기경력 50년 차인 배우 윤여정도 “기절하는 줄 알았다. 피가 마르더라”라고 학을 뗄 정도로 고된 작업인데도 말이다. 혹여 김민희는 그 절절한 대사들이 자신을 향한 고백임을 알고는 행복감에 허우적댔을까.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거장의 진정한 뮤즈가 됐다는 우월감에 빠져있었을까.
도무지 곱게 보이지가 않는다. 이제 이전과 같은 마음으로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를 볼 자신이 없다. 그들은 지금도 틀렸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