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K와 교도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김영남 최고인민위원회 상임 위원장은 이날 당대회가 열리고 있는 4·25문화회관에서 일부 외신들의 대회 취재를 허용한 가운데 이같이 발표했다.
또 당 정치국 상무위원에는 김정은 제1위원장과 김영남 상임 위원장,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외에 새롭게 박봉주 총리와 최룡해 당 비서가 뽑혀 상무위원이 총 5명이 됐다고 NHK는 전했다.
김 제1위원장이 당 위원장에 오른 것은 자신의 조부인 김일성 주석을 뒤따르는 형태로, 당을 중시하는 자세를 명확히 보이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교도통신은 이번 위원장 취임이 "김정은의 당 장악력을 강조하고 1인 지배 체제로의 진입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신화통신도 김정은이 조선노동당 위원장으로 선출됐다고 보도하면서 "1949년 6월 30일 조선반도 남북의 노동당이 합병돼 통일된 조선노동당이 됐고, 김일성이 위원장에 당선됐다"는 내용을 함께 전했다.
이에 대해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만약 NHK의 보도처럼 김정은이 '조선로동당 위원장'직에 추대되었다면 이는 그의 아버지 김정일의 전례를 따라 또 하나의 부적절한 직책명을 만든 것"이라며 "원래 위원장이라는 직책은 '위원회의 장'이라는 의미인데 노동당이 위원회는 아니고 노동당에는 여러 위원회가 존재하기 때문에 '노동당 위원장'이라는 표현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정 실장은 이어 "김일성이 갖고 있었던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총비서' 직을 그의 사망 후 김정일은 '조선로동당 총비서'로 바꿔 1997년에 그 자리에 추대됐다"며 "총비서라는 직책은 원래 비서국의 제1인자라는 의미이고 비서국은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소속이기 때문에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총비서'라는 표현이 정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조선로동당이 위원회가 아니기 때문에 ‘조선로동당 위원장’이라는 표현은 정확한 것이 아니다"라며 "하지만 북한이 이번에 '조선로동당 위원장'이라는 납득하기 어려운 직책명을 새로 만들었다면 이는 상식이 제대로 통하지 않는 북한의 현실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는 이날 총회에서 정치국 위원 19명과 정치국 후보 위원 9명을 선출하면서 리수용 외무상을 정치국 위원에 진입시켰다. 관심을 모았던 김정은 제1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당 선전선동부 부부장은 선출되지 않았다.
아울러 당 중앙위는 새롭게 정무(政務)국을 설치했다. 반면 서기국 인사는 발표하지 않아 폐지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당대회 개최에 맞춰 100여 명의 외신 취재진을 초청했던 북한은 개최 나흘 만인 이날 처음으로 이들 취재진 가운데 30명가량을 대회장에 입장시켜 취재를 허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