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채열 기자 =부산시가 어린이날 행사 등 각종 행사에 '기장해수담수 수돗물 순수 365' 공급을 추진하고 있어, 지역 환경단체들이 "공급을 중단하라"고 반발하고 나섰다.
부산녹색당은 4일 논평을 통해 "고리원전에서 불과 11km밖에 떨어지지 않은 해수담수시설에서 만든 '기장해수담수 수돗물 순수 365' 병입수가 부산전역에 배포되고 있다. 부산시상수도사업본부는 기장해수담수 수돗물의 안전성과 우수성을 시민들이 직접음용 후 판단하도록 한다는 목적으로 부산시 전역에 각종 회의와 행사, 축제에 ‘기장해수담수 수돗물 순수365’병입수를 배포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부산녹색당이 부산시상수도사업본부에 정보공개청구한 결과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16년 4월까지의 총 배포량은 76만728병(2015년 129,00병, 2016년 631,28병)이고 이에 소요된 예산은 8천7백여만원(2015년 15,500,000원, 2016년 71,462,000원)이다.
또 ‘기장해수담수 수돗물 순수365’가 배포된 행사는 기장멸치축제를 비롯한 각종 축제와 체육대회, 마라톤대회, 무료급식소, 청소년캠프까지 다양했다. 지하철 역사나 공공기관에서 거치대를 만들어 나눠주는가 하면 시음행사까지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현재 배포된 병입수가 '순수 365'인지, '기장해수담수 수돗물 순수365'인지 확인한 시민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또한 일회성 행사에서 음용한 시민들이 기장해수담수 수돗물의 안전성과 우수성을 어떻게 판단하고 선택할 수 있겠는가. 기장주민들은 지난 3월 주민투표를 통해 해수담수수돗물공급반대의 의견을 분명히 한 밝힌바 있다.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겠다더니 일방적인 공급계획을 철회하기는 커녕 각종 홍보화 '기장해수담수화 수돗물 순수365'의 무작위 배포로 부산시민 전체를 세뇌시키고 있다"고 강력히 비난했다.
부산상수도사업본부는 수돗물 생산량이 많지 않아 수돗물을 요청하는 행사에만 배포하고 있으며, 해수담수 수돗물은 각종 수질검사에서 이미 안전하다고 판명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부산녹색당은 "수담수시설이 방사성물질을 완전히 걸러낼 수 없으므로 원전인근의 물을 담수한다고 해서 순수한 물이 되는 것은 아니다. 미량의 방사성물질일지라도 내부피폭에 의하여 인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 피해가 장기간 이후에야 나타나는 방사성물질의 특성을 고려할 때 방사성물질이 포함되었을 우려가 있는 물을 공급하는 것은 시민을 보호해야 할 시정부가 오히려 시민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는 행위다. 부산시의 일방적인 홍보와 배포를 전면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