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 한은의 대출금은 무려 19조6471억원으로 지난해 말 18조7296억원보다 9175억원(4.9%)이나 늘었다. 이는 한은이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71년 1월 이래 가장 많은 수준으로 지난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2월에도 한은의 대출금은 15조원대에 머물렀었다.
한은의 대출금은 금융중개지원대출이 16조2158억원이었고 지방중소기업지원프로그램이 5조9041억원이었다.
한은의 대출금 증가는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금융중개지원대출 한도가 증액된 데다 회사채 시장의 정상화를 위해 산업은행에 대출을 해줬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중개지원대출은 시중은행의 중소기업 대출을 촉진하고자 한은이 연 0.5∼1.0%의 저금리로 은행에 자금을 빌려주는 것이다. 한은은 지난해 4월 중소기업의 자금난 해소를 위해 금융중개지원대출의 한도를 종전의 15조원에서 20조원으로 늘린 바 있다.
산업은행에 대출을 해준 것도 한은으 대출금이 증가한 주요인이다. 한은은 작년 8월엔 산업은행의 신용보증기금에 대한 500억원 출연을 지원하기 위해 산업은행에 3조4000억원을 대출하기로 했다.
발권력을 동원한 특정 부문에 대한 지원은 아니지만 한은의 정부대출금(지난해 말 현재 1조2801억원)과 국제금융기구 대출금(지난해 말 현재 1590억원), 증권대출(24억원) 등을 합치면 한국은행의 대출금은 21조원에 육박한다. 한국은행이 국내 국책은행과 공기업에 출자한 자금도 1조8000억원 규모에 달한다.
한은의 출자금 내역은 작년 말 현재 수출입은행 1조1650억원, 주택금융공사 6450억원 등 1조8100억원이다.
대출금이 급증하자 일각에서는 유동성 관리비용이 국민 부담으로 전가될 뿐만 아니라 유동성 증가는 물가 상승과 화폐가치 하락을 초래한다는 점에서 한은이 앞으로 신중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