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상훈 기자 ="아무말도 하지마요. 더는 안된다는거 잘 알아요. 사랑했던 날 모두 사라지진 않겠죠. 우릴 스치는 안개처럼"(브라운아이드소울 '같은 시간 속의 너' 中)
전시장에 발을 들이자마자 익숙한 대중가요가 귓속을 파고든다. 그래서일까. 애잔한 가수 나얼의 목소리처럼 전시장 첫 인상이 촉촉하다.
서울미술관 측은 "대중가요는 수많은 문화 콘텐츠 중 사람들에게 가장 많은 공감대를 직접적으로 전달하는 매개체"라며 "각자의 일상 속 감수성을 자극했던 대중가요와 함께 시각예술을 감상하며 잔잔한 감흥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전시는 대중음악이 가장 많이 다루는 소재인 '설렘(37℃)', '사랑(36.5℃)', '이별(35℃)'의 세 가지 주제로 나눠진다. 구분된 각 공간은 작품의 모티브가 되었던 음악과 가사가 표기되어 있는 등 공감각적 감상을 제공한다.
얼굴이 발개질 정도로 좋기도, 때로는 창백해질 정도로 가슴 아픈 사랑의 공간을 다 지나면 뮤지션이자 작가인 '유나얼'(나얼)의 방이 기다린다. 본인만의 독특하고 호소력 있는 음악 세계가 미술 부문에서는 어떻게 대중과 소통하는지 확인할 수 있는 기회이다.
한편 이번 전시에는 네이버의 작품 게재·공유 플랫폼인 '그라폴리오'(Grafolio) 소속 작가들의 작품도 선보인다. 구루부, 배예슬, 살구, 퍼엉, 현현 등 5명의 작가들은 전시의 색채를 더욱 풍성하게 한다는 평가다. 또한 전 세계 많은 팬을 보유한 일러스트레이터 퍼엉은 '편안하고 사랑스럽고 그래' 등 특유의 따뜻하고 사랑스러운 그림체로 사랑의 모습을 빚어낸다. 전업 작가 못지않은 실력으로 화제를 모으는 배우 하정우의 작품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연애의 온도전은 '사랑'이라는 주제 아래 음악과 미술이 자아내는 하모니 그리고 회화·조각·일러스트·사진·영상 등 다양한 장르를 한자리에서 체험하기에 적확한 기회가 아닐까. 문의 02-395-0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