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초가 캐머런…파나마 스캔들 이어 상속세 회피 논란

2016-04-10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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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데이비드 캐머런 페이스북]


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조세회피 관련 자료인 이른바 '파나마 페이퍼스'로 구설수에 올랐던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이번에는 상속세를 피했다는 논란에 휘말렸다. 파나마 페이퍼스에 아버지가 연루됐다는 의혹을 해명한 지 닷새 만에 나온 것이어서 당분간 비난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0일(현지시간) 캐머런 총리의 모친인 매리 캐머런(81)이 지난 2011년 5월과 7월 캐머런 총리의 계좌로 10만 파운드씩 두 차례에 걸쳐 모두 20만 파운드(약 3억 2500만원)를 송금했으며, 이 과정에서 약 8만 파운드(약 1억 3000만원)의 상속세 납부를 피할 수 있었다고 보도했다.
영국에서는 통상 소유자가 사망하기 7년 전에 증여할 경우 최대 32만 5000파운드(약 5억 3000만원)까지는 상속세가 면제된다. 캐머런 총리는 2010년 사망한 부친에게서 이미 30만 파운드를 물려받았다. 만약 20만 파운드를 부친에게서 추가로 받았다면 상속세를 내야 했겠지만 아직 생존해 있는 모친에게서 나눠 받으면서 상속세를 피하려 했다는 의혹이 나온 것이다.

이런 사실은 캐머런 총리가 지난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의 수입과 납세 기록을 담은 서류가 공개되면서 알려졌다. 앞서 캐머런 총리는 파나마 페이퍼스에 부친의 이름이 거론되면서 의혹이 일자 해명하는 과정에서 본인의 납세 기록을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캐머런 총리가 2014∼2015년에 올린 총수입은 20만 307파운드(약 3억 2600만원)로, 이가운데 3052파운드는 이자 수입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미러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 정도 이자 수입을 얻으려면 저축액이 30만 파운드에 달한다고 추정했다. 또 이 기간 캐머런 총리가 납부한 소득세는 7만 5898파운드였다. 

캐머런 총리는 앞서 파나마 페이퍼스에 부친이 연루됐던 사실이 연거푸 밝혀지면서 곤혹을 치렀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캐머런 총리의 부친인 이언 캐머런이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이어 영국 왕실령 저지 섬에 등록된 역외펀드 '폐쇄형 국제주식성장펀드'를 통한 또 다른 역외펀드 재산도 갖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캐머런 총리의 부친은 2009년 사임할 당시 이 펀드의 주식 최소 6000주 이상 소유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영국 일간 데일리 메일은 "캐머런 총리의 부친이 사망한 뒤 이듬해진 2011년 유언에 따라 이 펀드의 자산이 총리의 모친에게 상속된 것으로 보인다"며 "이 재산의 일부를 캐머런 총리가 상속 형태로 받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앞서 지난 5일(현지시간)에는 지난 1982년 조세회피처 바하마에 등록된 투자펀드 '블레어모어 홀딩스'가 지난 30년간 영국에 세금을 한 푼도 내지 않았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 역외펀드를 설립할 때 캐머런 총리의 부친인 이언 캐머런이 활약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이에 대해 총리실 대변인은 "캐머런 총리는 부친의 유언 내용을 몰랐다"면서 "물려 받은 재산도 현금일 뿐 역외재산이나 역외계좌 등의 비밀 재산은 없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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