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부산 사상) 이수경 기자 = "아무래도 인기가 좀 없지요. 어리기도 하고, 새누리당도 다 거기서 거기고, 마 4년동안 사상 발전 위해서 이것저것 했다고 하는데 뭘 했는지 알 수가 없지 않습니꺼."
지난 3일 오후 부산 사상구 괘법동의 한 대형마트 앞. 사상에서 나고 자랐다는 한 50대 남성이 이 지역에 출사표를 던진 손수조(31) 새누리당 후보의 유세를 보며 말했다. 하늘은 잔뜩 찌푸렸고 빗방울이 흩날리는 궂은 날씨에도 100여 명의 인파가 모였다.
4년 전 사상에서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박근혜 키즈'로 불리는 손 후보를 꺾고 당선됐었다. 이번에는 문 전 대표 대신 배재정(48) 더불어민주당 후보, 무소속 장제원(49) 후보와 경합을 벌인다. '친이(이명박)계로 분류되는 장 후보는 공천에서 탈락해 새누리당을 탈당하고 무소속 행을 택했다.
문화일보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포커스컴퍼니에 의뢰해 지난 1~2일 사상구의 만 19세 이상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4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장 후보의 지지율은 43.4%로 손 후보(22.3%)와 배 후보(21.5%)를 두 배 가량 앞섰다. 이는 95% 신뢰수준에서 오차범위 ±4.4% 포인트로, 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다급한 새누리당에선 당의 전폭적 지원으로 뒷심을 발휘하기에 나섰다. 이날 손 후보 유세장에는 김무성 대표를 비롯해 친박(친박근혜)계의 핵심 인사이자 경북 경산에 출마한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도 모습을 드러냈다. 이밖에도 불출마를 선언한 김태호 최고위원을 비롯해 김정훈(부산 남갑) 정책위의장, 당적을 옮겨 출마한 3선 중진 조경태(사하을) 의원 등 현역 의원들이 총출동했다.
김 대표는 손 후보 지원 유세를 통해 "4년 전을 돌아보니까, 여러분들 후회가 많이 되실 것"이라며 "결국 사상을 떠난 사람은 누구고 남은 사람은 누구인가, 손수조만 남았다"고 손 후보를 추켜세우기도 했다.
최 전 부총리는 "공천 괜히 합니까"라며 "야당 후보나 무소속이 아닌, 새누리당 후보가 (당선)돼야 발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당선되면 복당하겠다는 말 믿지 마이소, 믿지 말고요"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게다가 최 전 부총리와 김 대표는 손 후보를 양쪽에서 손을 맞잡고 함께 손가마를 태우기도 했다. '좌 김무성', '우 최경환'의 가마를 타고 손을 흔드는 손 후보의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주변에서 이를 함께 보던 50~60대 남성들에게 지지후보를 묻자 '저 사람은 아니다'란 뜻으로 손사래를 쳤다. 당원이었다가 최근 새누리당의 공천과정을 보고 실망해 탈당했다는 한 40대 직장인 남성은 "이건 불공평하잖아요"라며 씁쓸한 표정으로 유세를 바라봤다. 그는 "누굴 떠나서 이건 보복성(공천)밖에 안되니까, 이건 사상의 자존심 문제"라며 "우리도 선택할 권리를 줘야 하는데 권리도 안 주지 않나"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반면 손 후보에게 기대를 거는 주민들도 있었다.
괘법동에 거주한다는 한 여성(42·주부)은 "일단 젊으니까 야무지게 안 하겠나"라며 "여론조사 같은 것도, 아직 시간 많은데 뚜껑을 열어봐야 하는 거니까 좀더 지켜보면 표가 더 올라가서 되지 않을까"라고 기대를 내비쳤다.
이를 지켜보던 또 다른 한 남성(59·무직)은 "저는 손수조 후보 지지합니다, 똑똑하잖아예"라며 "한 번 낙선했으니까 (사상) 구석구석 잘 안 돌았겠습니꺼"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