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법 전문가인 이백규(53)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가 28일 공개한 논문 '북한 형사소송법의 동향과 남북 형사소송법 통합의 방향'에 따르면 북한은 2012년 형소법을 개정해 수사단계의 최장 구속기간을 기존 4개월25일에서 1개월 더 연장했다.
범죄를 적발하는 초동 단계인 '수사 절차'에서 10일, 우리나라의 수사 단계와 유사한 '예심 절차'에서 5개월, 마무리 단계인 '검찰 절차'에서 15일의 구속 기간을 인정한다. 개정 전 형소법과 비교해 예심의 구속기간을 1개월 더 늘렸다.
이 기간은 우리나라에 비해 6배가량 길다. 우리 형사소송법은 수사 단계에서 피의자 구속기간이 최장 30일을 넘지 못한다. 구속기간을 법원의 재판 심리에 필요한 시간으로 여기는 우리 형소법은 수사 단계의 구속을 최소화했다.
북한 검찰의 권한은 더욱 강화된 것으로 분석됐다. 북한의 형소법은 검사가 예심을 맡은 예심원에 구속 처분 결정을 지시할 수 있도록 했다. 개정 전에는 검찰이 구속 결정을 취소하거나 수정하는 지시만 할 수 있었다.
예심원이 피의자를 구속하지 않은 경우 검사가 직접 구속을 지시할 수 있다. 검사가 체포와 구속에 관한 전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강력한 권한을 부여했다는 평가다.
북한 형사소송 체계상 형사사건은 수사-예심-기소-재판의 과정을 밟는다. 수사(남한의 내사에 해당)는 '범죄자를 적발해 예심에 넘기기까지의 절차'이며, 예심(남한의 수사)은 '피심자를 확정하고 범죄 사건의 전모를 완전하고 정확하게 밝히는 절차'다.
북한 형소법의 이 같은 변화는 2011년 김정일 사후에 권력 누수를 최소화하기 위해 법체계 전반에서 '권력통합의 원칙'을 강화했기 때문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