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동서 처음 맞이한 ‘아산 15주기 제사’···범 현대가 집결

2016-03-20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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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후 아산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자의 15주기 제사가 있을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서울 한남동 자택 앞에 취재진들이 모여 있다.[사진= 채명석 기자 oricms@]


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20일 서울 한남동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자택에서 처음으로 가진 아산(峨山)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자 15주기 제사에 범 현대가 가족들이 모두 집결했다.

이날 제사는 정몽구 회장이 제주로서 자택에 머물러 있는 가운데, 아들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부부가 제사 준비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몽구 회장은 8년 만인 지난해 아버지 제사 때 자리를 지키지 못했다.
정몽구 회장의 둘째 사위인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은 취재진이 모이기 시작한 오후 3~4시 경 자택 주변에 위치한 카페에 머물러 있다가 장인어른의 집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목격됐다.

제사 시간을 한 시간여 앞둔 오후 6시경부터 정씨 일가가 속속 도착했다. 아산의 셋째 아들인 고 정몽우 전 현대알루미늄 회장의 장남인 정일선 현대비앤지스틸 사장 부부를 시작으로, 넷째 아들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부인 김영명 여사가 막내 아들 정예선씨와 함께 도착했고, 이어 여섯째 동생인 정몽윤 현대해상화재 회장이 도착했다.

이아 정일선 사장의 동생인 정문선 현대비앤지스틸 부사장과 정대선 현대비에스엔씨 사장 및 전 아나운서 노현정씨 부부, 아산의 다섯째 동생인 고 정신영씨의 외아들 정몽혁 현대종합상사 회장, 정몽준 이사장의 장남인 정기선 현대중공업 전무가 차례로 입장했다.

아산의 셋째아들인 정몽근 현대백화점 명예회장의 장남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은 청운동에서 한남동으로 제사 장소가 바뀐 배경에 대한 취재진들의 질문에 “저는 정해준 데로 온 것이라 모른다”고 간단히 대답하고 들어갔다. 이어 첫째 동생인 고 정인영 한라그룹 명예회장의 장남인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도 도착했다.

제사 시간을 10분 여를 남기고 정몽준 이사장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정상영 KCC그룹 명예회장이 차례로 도착해 눈길을 끌었다.

먼저 정몽준 이사장은 제사 장소가 바뀐 이유를 묻는 취재진들에게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대주주로 있는 현대중공업의 대규모 적자 및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대상선에 대해서는 “여기서는 그런 얘기를 하는 자리가 아니다”며 피해 나갔다.

현정은 회장은 정몽준 이사장이 입장할 때까지 차 안에서 기다리다가 들어갔다. 현정은 회장은 현정은 회장은 제사 전 취재진들이 “현대상선 문제에 대해 범 현대가 차원의 논의를 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하자 고개를 돌려 눈을 마주쳤으나 답변하지 않고 들어갔다.

이날 제사에는 범 현대가 40여명이 참석한 것으로 추산됐다. 예년과 마찬가지로 이날 제사는 가족들이 모인 가운데 조용하고 차분한 분위기 속에 치러졌다

지난해 아산의 부인인 변중석 여사의 8주기 제사를 한남동에서 지낸 뒤 아산의 제사도 한남동으로 옮겨질 것이라는 예측이 있었던 만큼, 앞으로 범 현대가가 집결하는 장소는 한남동이 될 전망이다.

그동안 범 현대가의 보금자리였던 청운동 자책은 아산이 1958년 지은 뒤 생의 마지막까지 지내왔던 곳이다. 정의선 부회장도 유년 시절 청운동 자택에 머물며 할아버지와 할머니로부터 애정을 받아왔던 곳이기도 하다. 아산이 별세하기 전 청운동 자택은 정몽구 회장이 물려받았지만, 정몽구 회장이 살지는 않은 채 관리인을 통해 창업주 부부가 살던 모습 그대로를 간직하고 있다.

청운동 자택에서 제사를 지낼 때에는 정몽구 회장의 부인이자 맏며느리인 이정화 여사가 챙겨왔으나 2009년 이 여사가 별세한 뒤 가족 내 최고 어른인 정몽근 현대백화점 명예회장의 부인 우경숙 여사가 총괄해왔다. 이제 정의선 부회장이 입지를 굳힌 만큼 향후 집안 대소사는 정의선 부회장이 책임지도록 하겠다는 뜻으로 한남동으로 이전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21일 아산 기일에는 범 현대가 오너 일가와 각 계열사 사장단들이 고인이 잠들어 있는 경기 하남시 창우동에 자리한 고인의 묘소를 참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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