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신희강 기자 = '창조경제' 주무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의 요직에 특정 학력 출신들이 꿰차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관을 비롯해 과학계 주요 기관장까지 이른바 'KS(경기고·서울대)'라인들이 줄줄이 포진해 있는 것. 박근혜 정부가 출범때부터 강조했던 '전문성'을 갖춘 인사들이 아닌 특정 학벌에 치우친 ‘코드 인사’가 자리잡은지 오래다. 미래부 인사가 친박계 인사로 포진해있고 전형적인 학연, 지연에 얼룩져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까닭이다.
11일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최양희 미래부 장관을 비롯해 1급 실·국장 및 산하 기관장들이 특정 학맥으로 구성됐다.
특히 최 장관은 '경기고·서울대'라는 이른바 'KS라인'으로 막강한 인맥을 과시하고 있다. 미래부 산하 기관장 자리만 봐도 정민근 한국연구재단 이사장, 이영수 생산기술연구원장, 이태식 한국건설기술연구원장, 이규호 한국화학연구원장, 김두철 기초과학연구원 원장 등이 KS라인에 속한다. 최 장관과 쌍두마차로 호흡을 맞추고 있는 최성준 방송통신위원장도 KS라인으로 한 축을 이룬다.
이처럼 특정학맥 선후배들이 관료를 비롯해 산하 기관장의 요직을 줄줄이 차지하면서 조직의 융합을 저해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KS출신들이 과학기술계 요직을 장악해 '그들만의 동문회'를 열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전문가들 역시 관가 곳곳에 고질병처럼 퍼져 있는 특정 학맥 인사시스템을 뿌리뽑아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공직사회 개혁을 위해서는 학연·지연에 얽힌 고리부터 끊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박근혜 정부의 핵심 부처인 미래부라는 점에서 전문성 있는 균형있는 인재를 기용하는 문화를 선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공직생활 입성부터 연공서열 중심의 인사를 타파하고 코드인사를 배제하는 총체적인 개혁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한 의원은 "정부 부처 전반에 만연한 인맥관계가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대표적인 사례"라면서 "이들이 주요 보직을 차지하면서 밀고 끌어주는 행태가 고착화될 경우 조직력 융합 저해는 물론, 정책 반영에도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황창규 KT 회장(전자공학과), 장동현 SK텔레콤 대표(산업공학과), 권영수 LG 유플러스 부회장(경영학과)국내 이동통신 3사의 수장들도 모두 서울대 출신인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LG유플러스의 경우 권 부회장과 전임 이상철 부회장(전기공학과)이 끈끈한 KS라인이라는 점에서 오히려 역차별을 받고 있는 것 아니냐는 업계의 불만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