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이러한 뻔한 스토리의 드라마가 이번에도 흥행에 성공할 것 같다. 뻔한 스토리에는 항상 아름다운 반전이 있기 때문이다.
불과 한 달 전만해도 국제유가가 10달러대까지 폭락할 것이란 공포스러운 전망이 만무하더니 어느새 반등에 반등을 거듭하며 38달러에 이르렀다. 저점 대비 50% 가까운 상승으로 왠만한 주식의 변동성을 능가하는 움직임이다.
변동성은 위험자산의 속성이지만 유가가 워낙 낮은 가격대에서 움직여 변동폭이 더욱 크게 느껴진다. 유가 100달러 시대에서 10달러 움직임은 10% 변동이지만 30달러 시대에서 10달러는 무려 33%의 변동이 되는 것이니 말이다. 다만 저유가 시대이니 만큼 유가의 큰 변동폭에 놀라기 보다 빠른 적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번 글로벌 증시의 반등은 이전과는 다른 점이 발견된다. 특히 가장 주목할 만한 부분이 이머징 국가의 통화와 증시가 반등한 것이다.
암울한 이머징 국가 가운데 전망조차 비관 일색이었던 브라질 증시는 지난 한주간 무려 18%의 급등을 했다. 브라질 국채를 정크본드로 전락시킨 국제신용평가사의 등급 하락에도 불구하고 헤알화는 10% 넘게 뛰었다. 물론 이런 모습만 보고 경제의 반전을 단언할 수는 없지만 항상 시작은 이런 식이였다.
국제유가의 반등과 더불어 구리 가격의 오름세가 동반되고 있다는 점도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덕분에 얼어붙은 국내 증시로도 외국인 매수가 들어오고 원화도 하락을 멈추며 견고해지고 있다.
중국의 철강 가격 상승으로 시작된 철강주의 반등과 함께 마침내 조선주에까지 숏커버가 들어오면서 장기 루저주들이 제 가격을 찾아가고 있다.
강한 달러, 약한 원자재 그리고 1+1 행사를 하는 이머징 주식과 통화, 이런 대박 세일을 놓칠 리 없는 외국인의 귀환은 낯설지 않은 장면이지만 글로벌 자산시장에 드라마틱한 반전을 만들고 있다.
증시가 계속 상승만 할 수는 없지만 막장드라마로 변질되지 않고 아름다운 반전을 지속하며 개인들의 살림살이에 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