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개최를 앞두고 베이징(北京)을 비롯한 수도권 일대는 이미 철통 보안 태세에 돌입했다. 양회를 앞두고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을 '풍자'한 진보성향지는 ‘괘씸죄’로 문책당하고 일부 양회 보도를 금지하는 등 언론에 재갈도 물렸다.
수난을 겪은 언론사는 중국 대표 자유주의적 비판 언론사인 남방신문그룹이다. 그룹 산하 일간지 남방도시보(南方都市報)가 시 주석에 충성을 맹세한 관영 언론을 풍자했다는 게 이유라고 홍콩 명보(明報)가 2일 보도했다.
문제가 된 것은 그 아래 대문짝만하게 실은 사진이다. ‘영혼이 바다로 돌아간다’는 뜻의 '혼귀대해(魂歸大海)'라는 네 글자와 함께 얼마 전 사망한 '중국 개혁개방 선구자'인 위안겅(袁庚) 전 초상국 그룹 회장의 유골을 바다에 뿌리는 사진을 게재한 것. 이는 관영언론들의 시진핑에 대한 충성맹세를 풍자한 것이라는 의혹이 일었다. 류치바오(劉奇葆) 중앙선전부장은 지난 달 29일 남방도시보를 직접 거론하며 비판했다.
이에 남방신문그룹은 1일 '편집인의 심각한 정치적 민감성 결여로 엄중한 잘못을 저질렀다'고 자기비판 글을 올리고 관련 책임자를 해임하는 등 처벌했다고 밝혔다. 런톈양(任天陽) 남방도시보 총편집이 직접 나서서 시 주석에 대한 충성맹세도 했다.
홍콩 명보는 남방도시보는 물론 올해 양회 기간 각 언론사에 지카 바이러스, 여성 인권운동, 버스기사 여승객 성폭행 등에 대한 보도지침령도 떨어진 상태라고 전했다.
양회를 앞두고 베이징엔 보안 수준이 대폭 강화되는등 삼엄한 경계가 펼쳐지고 있다.
궈성쿤(郭聲琨) 공안부장은 지난 달 29일 허베이(河北)성 공안청을 방문해 양회 안보 관련 화상회의를 열고 베이징 외곽 보안작전인 ‘후청허(護城河)’ 운영시스템을 점검했다. 후청허 작전은 성 둘레를 깊이 파고 물을 채워 넣어 외적을 방어하는 해자처럼 '물샐 틈 없는 경비'를 상징한다. 멍젠주(孟建柱) 중국공산당 중앙정법위원회 서기도 앞서 베이징 시찰 도중 "각종 위험에 대비하고 양회가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것을 지시했다.
현재 톈안먼 광장, 창안제 등 양회가 열리는 곳곳에 경비 초소가 세워지고 공안은 물론 무장·사복경찰이 수시로 순찰 중이다. 평소엔 눈에 띠지않던 테러진압용 장갑차까지 등장했다.
오는 16일 자정 12시까지 베이징 시내에서는 개인은 물론 각 기업의 비행활동도 모두 금지된다. 베이징으로 진입하는 차량들은 총 네 차례 검문검색도 통과해야 한다. 이전에 비해 경비가 훨씬 삼엄해진 것이라고 명보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