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중국 증시가 또 폭락했다. 안정이 됐다 싶으면 푹 꺼지는 중국 증시에 투자자의 불안감도 더욱 커지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의 끊임없는 유동성 주입과 3월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정치협상회의) 부양책 출시 기대감 등으로 최근 안정세를 보였던 중국 증시는 25일 또 맥없이 무너졌다. 투자자의 중국 증시 신뢰감이 회복되지 않은데다 중국 경기 둔화세 지속, 공모펀드 투자규모 감소, 상승세 지속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 급증, 심리적 지지선 붕괴 등이 하락세를 부추겼다.
이후 중국 인민은행이 25일 7일물(800억 위안)과 28일물(2600억 위안)역(逆)환매조건부채권(레포·RP)으로 지난달 28일 이후 최대규모인 3400억 위안(약 64조2000억원)의 유동성을 시장에 주입했다는 소식에 하락세가 주춤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심리적 지지선인 2800선이 무너지면서 매도세가 급증한 것도 낙폭을 키웠다.
결국 이날 상하이종합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87.65포인트(6.41%) 폭락한 2741.25로 장을 마감했다. 선전성분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756.55 포인트(7.34%) 하락하며 다시 10000선을 내줬고 창업판지수도 166.60포인트(7.56%) 급락한 2037.14로 거래를 마쳤다.
인민은행의 공개시장 조작을 통한 유동성 주입 등 부양책 약발도 점차 줄고 있다. 경기 둔화세가 지속되고 올 들어 증시 변동성이 커지자 인민은행은 지난달 15일부터 말까지 2주간 역레포는 물론 단기유동성조작(SLO),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등으로 2조 위안 이상의 유동성 폭탄을 시장에 투척했다. 춘제 전후 자금수요 급증을 대비해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19일까지 일주일에 2번 실시하던 공개시장조작을 매일 실시하기도 했다.
여기다 만기가 돌아오는 역RP에 대한 당국 대응도 미진하다는 지적이다. 25일 3400억 위안을 비롯해 이번주 만기가 돌아오는 역RP 규모는 9600억 위안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경기 둔화색이 가시지 않으면서 중국 증시가 아직 저점에 도달하지 않은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1월 주요 거시지표도 부진한 성적을 지속하며 중국 경제 '경착륙' 우려를 키웠다. 앞서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1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9.4로 3년 5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15일 해관총서가 발표한 1월 중국 수출은 위안화 기준 전년 동기대비 6.6%, 수입은 14.4%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