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기림의 머니테크] 금·채권? 더 이상 안전자산은 없다

2016-02-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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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기림 리치빌재무컨설팅 대표

연초부터 글로벌 금융시장의 조정으로 인한 불안감이 고조되면서 금, 채권 등과 같은 이른바 안전자산에 돈이 몰리고 있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이 바로 금과 채권 그리고 공용통화의 역할을 하는 달러와 엔화 등이다.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조정기를 맞으면 채무불이행 위험이 적어 상대적으로 다른 자산에 비해 안전하다고 인식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 안전자산도 실제로는 변동성이 높고 가격 흐름도 예측하기 어려워 더 이상 안전자산이라고 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따라서 단기적인 시장예측으로 무리하게 투자하다가는 의외로 큰 손실을 볼 가능성이 있다.

지난 12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금 가격은 온스(28.35g)당 8.4달러(0.7%) 떨어진 1239.4달러에 마감했다. 하지만 주간 기준으로는 7.1% 급등하면서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12월(9.1%) 이후 주간 상승폭이 가장 컸다.

한국 시장에서도 가격 상승에 따른 투자자들의 관심 확대로 거래량이 크게 늘었다. 코스닥지수가 6.06% 폭락한 12일 KRX금시장 거래량은 5만6672g을 기록, 이틀 연속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하지만 금값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의 위기를 겪을 때마다 주식보다 변동성이 더 큰 것으로 드러났다. 2009년 금값은 온스당 최저 809.60달러에서 최고 1227.50달러까지 뛰었다. 변동폭이 51.61%에 달했다.

세계적으로 경기가 부진했던 2013년에는 최저 1179.40달러에서 최고 1697.80까지 43.95% 폭을 오갔다. 대신증권 분석에 따르면 2012년 이후 지난해를 제외한 3년간 금의 연간 가격 변동성은 S&P500지수 변동성을 뛰어넘은 것으로 파악됐다.

2013년에는 안전자산이라는 금 가격 변동성(하루 수익률의 표준편차 20.73)이 글로벌 최우량 주식들을 모아놓은 S&P500(11.35)이나 선진국 증시(독일 닥스지수 변동성 14.7)는 물론 신흥국 증시인 중국 상하이종합지수(19.16)보다도 컸다.

이처럼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던 금은 하루 가격 변동폭이 매우 커서 더 이상 안전자산이라 부르기 어렵다. 또 최근 가격 변동도 투기적 매수세의 영향에 따른 것으로, 이제 더 이상 금은 주가 하락에 대한 방어자산이 아니다.

일반적으로 국내 투자자들이 안전하다고 인식하는 한국 채권시장도 더 이상 안전지대로 볼 수 없다. 최근 채권에 돈이 몰리면서 ‘가장 안전한’ 자산이라는 국고채 가격이 연일 사상 최고(사상 최저 금리)로 상승하고 있다.

하지만 그 반대의 하강 압력도 커지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추가 가격 상승 기대가 낮아진 상황에서 연 1.5%도 안 되는 낮은 이자수익에 만족할 투자자가 많지 않아 언제든 자금 이탈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 경제의 재정건전성 덕분에 무디스로부터 역대 최고인 ‘Aa2’(투자등급 10단계 중 세 번째) 신용등급을 받고 있지만, 원화가치가 떨어지게 되면 언제든 외국인 투자자금 이탈과 국고채 가격 급락을 가져올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이렇게 시장의 변동이 심할수록 단기적인 예측에 휘둘리지 말고, 시장의 전체적인 흐름과 방향을 보고 운용전략을 가져가는 것이 중요하다.

또 수익성과 안정성을 모두 가져갈 수 있도록 분산투자(자산, 시기, 규모)의 원칙과 장·단기 운용의 적절한 배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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