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정하균 기자= ◆ 청각장애 딛고 학과 수석졸업한 김진하 씨.
"훌륭한 교수님과 좋은 학우들 덕분에 대학생활을 완주할 수 있었고, 목표한 꿈을 이루고서 졸업을 하게 돼 기쁩니다."
이 같은 장애에도 불구하고 학과 수석졸업을 했다. 특히 2학년 2학기 때는 디자인 분야 명문인 국민대 교환학생으로 서울 학생들과 당당히 경쟁해 4.0(만점 4.5)의 높은 성적을 받았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 신경성 난청인 것을 알게 된 김 씨는 남다른 노력으로 고교 때까지 반에서 3등 안에 들었다.
비결은 맨 앞자리를 차지하고 강의에 최대한 집중하는 것. 강의가 잘 들리지 않아 교수님의 입모양을 보고서 강의내용을 파악했다. 못 알아들으면 곧바로 질문을 했다.
"교수님들께 귀찮을 정도로 질문을 했지만, 모두 잘 설명해주셨습니다. 학우들도 많이 도와주었고요. 주위의 배려 덕분에 대학생활을 잘할 수 있었습니다."
김 씨는 스포츠웨어 디자인에 관심이 많아 졸업 전 수영복, 요가복을 전문으로 하는 서울의 의류업체에 취업했다. 앞으로는 스포츠웨어보다는 여성복 전문 디자이너로서 꿈을 펼칠 계획이다.
◆ 만학도로 학위 꿈 이루고 대학원 진학한 이홍덕 씨.
개인택시를 운전하는 이홍덕(울산시 남구 야음동) 씨는 만학의 나이로 대학에 입학, 경영학과 사회복지학을 복수 전공해 만 60세의 나이로 경영학사와 문학사 두 개 학위를 받았다. 초등학교만 졸업하고 뒤늦게 검정고시로 중학교와 고등학교 과정을 마치고서 학위까지 받은 것인 데다 택시운전을 하면서 주경야독(晝耕夜讀)한 결실이라서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사람이 집을 짓고 살 듯 '대학교'라는 집에서 살고 싶었습니다. 중·고등학교를 다니지 못한 배움에 대한 갈망 때문이었는데, 이제 당당하게 살아왔다는 자부심이 생깁니다."
이 씨가 공부에 관심을 둔 것은 친구와 약수터에 갔다가 영어로 된 차량 모델명을 읽지 못해서 부끄러움을 느낀 일이 계기가 됐다. 그러던 중 17년 동안이나 택시를 운전했는데 도로 표지판에 병기된 영어 지명이 있는지조차 몰랐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래서 도로 표지판의 한글과 영어를 동시에 읽는 것으로 영어 공부를 시작했고, 그 자신감으로 검정고시와 대학에 잇달아 도전했다.
그는 꿈에 그리던 대학에 진학했지만 미분과 적분은 물론이고 컴퓨터 문서작성조차 하지 못했다. 학우들이 컴퓨터 사용법을 가르쳐주는 등 많은 도움을 준 덕분에 학업에 보람을 느꼈다.
"주어진 삶에 최선을 다해 최고가 되자는 것을 생활신조로 하고 살아왔습니다. 면학의지만 있으면 누구라도 학업의 꿈을 이룰 수 있습니다."
그는 오는 7월부터 받게 되는 35만 원의 국민연금을 자기계발에 투자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졸업과 동시에 울산대 정책대학원에도 진학했다. 만학의 열정이 청년 못지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