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은 총재 "국내외 경제 '춘래불사춘'...올해도 은행 어렵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1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있다.[남궁진웅 timeid@]

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9일 국내외 경제상황을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봄이 왔어도 봄이 온 것 같지 않다)'에 빗댔다.

이 총재는 이날 서울시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협의회에서 "오늘은 얼었던 땅이 녹고 비가 와 봄기운이 서린다는 '우수(雨水)'지만, 국내외 금융경제상황은 아직 봄기운과는 거리가 멀어보인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총재는 "올해 들어 중국 금융시장 불안, 국제유가 추가 하락, 일본은행의 마이너스 금리 도입 등으로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이 대단히 커졌다"며 "이런 대외리스크에 북한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가세해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높다"고 밝혔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올해도 은행들의 경영여건이 여전히 어려울 것"이라며 "지난해 수익이 큰 폭으로 떨어졌는데 올해에도 기업들 업황이 크게 호전되기 어렵고 낮은 금리가 유지된다면 은행들의 수익성이 개선되기 어렵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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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총재는 유럽계 은행들도 최근 마이너스 금리 시행과 에너지 관련 부실 채권 등으로 신용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크다고 언급했다.

이어 "국내 은행은 자본적정성이 양호해 대내외 충격에 대한 흡수능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며 "가계나 기업에 대한 금융중개기능이 원활히 작동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도 "최근 워낙 불확실성이 높으니까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금융협의회에는 윤종규 KB국민은행장,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 이경섭 농협은행장, 권선주 IBK기업은행장, 이덕훈 한국수출입은행장, 박진회 한국씨티은행장, 이원태 수협은행장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