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세상은 좋은 일만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세계 최대 소셜네트워크(SNS) 업체 페이스북을 이끄는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9월 이용자와의 질의응답에서 "슬픈 일이 있을 때 '좋아요' 버튼을 누른다는 것은 적절치 않으며, 슬픔을 이해한다는 표현을 이용자들이 원하고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며 페이스북에서 이용될 감정 표현을 다양화할 계획을 밝혔다.
추가된 감정표현은 지난해 프랑스 파리에서 발생한 테러사건 이후 유럽 일부 국가에서 시범적으로 도입됐다. 2월 현재 도입된 국가는 아일랜드, 스페인, 포르투갈, 칠레, 필리핀, 일본 등 6개국으로, 페이스북 본사가 있는 미국은 아직 도입되지 않고 있다.
한국에는 올해 상반기 중 도입될 전망이다. 페이스북 코리아 관계자는 9일 "현재 서비스 도입을 위해 번역 문제 등 1차적인 준비는 완료됐다"며 "시범 적용을 위해 이미 일부 한국 이용자들도 추가된 감정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최종 검토가 끝나면 글로벌 이용자 모두에게 한꺼번에 서비스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 동안 페이스북 이용자들은 감정 표현 방법이 '좋아요' 밖에 없다는 점에 대한 문제를 꾸준히 제기해왔다. 불행한 게시물에도 '좋아요'를 누른다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이유 때문이다. 이용자 중에는 '좋아요'와 반대가 되는 '싫어요(Dislike)' 버튼 도입을 요구하는 의견도 많았다.
그러나 페이스북은 끝내 '싫어요' 버튼 도입을 수용하지 않았다. '싫어요' 버튼을 도입할 경우 다른 이용자를 공격할 목적으로 남발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이용자가 올린 게시물에 '싫어요' 버튼이 눌린다면 그 이용자는 결국 '페이스북 탈퇴'를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
저커버그도 이 부분에 대해 "우리가 페이스북에 '싫어요'를 넣지 않은 이유는 이용자의 게시물에 대한 호불호를 가리는 포럼으로 바뀌지 않기를 바랐기 때문"이라며 "이는 우리가 만들고자 하는 세상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한때 페이스북과 치열한 경쟁을 펼쳤던 트위터는 게시글 관리의 실패로 이용자 수 증가는 정체된 상태다. 페이스북에 비해 익명성이 높은 트위터는 다른 사람를 공격하는 사례가 잦아지면서 이용자들이 트위터를 떠나는 사태를 초래했다.
업계 전문가는 "SNS의 특성 상 한번 떠난 이용자를 붙잡기란 거의 불가능하다"며 "저커버그는 그 동안 이런 점 때문에 추가 감정 표현 도입에 신중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