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디즈니 애니 속 여성 캐릭터 말 적어

2016-01-27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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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 여성 캐릭터의 대사가 전체 대사 중 절반이 안 된다.  
[사진=겨울왕국]


아주경제 윤주혜 기자 = 병든 아버지를 대신해서 전쟁에 나간 뮬란부터 언니를 찾기 위해 위험한 여정을 시작한 겨울왕국의 엘사까지. 디즈니 여성 캐릭터가 예전에 비해 적극적으로 변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녀들은 여전히 말이 없다. 

디즈니 애니메이션 속 여성 캐릭터들의 대사가 남성 캐릭터들에 비해서 매우 적으며 이는 최근들어서 더 심화되는 경향이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보도했다. 

언어학자 카르멘 파우트와 카렌 아이젠하워는 지난 1937년부터 2013년 사이에 나온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대사를 분석했다. 총 12편으로 공주가 등장하는 작품들로만 추렸다. 분석 결과, 여성 캐릭터 대사가 남성 캐릭터에 비해 압도적으로 적을 뿐만 아니라 초기 디즈니 애니메이션보다 최근 작품에서 이러한 경향이 두드러졌다.   

'신데렐라'와 '잠자는 숲속의 공주',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같은 디즈니 초기 애니메이션의 경우 여성 캐릭터의 대사는 전체 대사 중 대체로 50~70%에 달했다. 

그러나 현재로 가까워지면서 여성 캐릭터의 말은 줄었다. 작품 하나씩 살피면, 여성 캐릭터의 대사 비중은 인어공주 32%, 뮬란 23%, 알라딘은 10%다. 심지어 2013년에 전세계적으로 히트 친 '겨울왕국'은 공주 두 명이 주인공인데도 여성 캐릭터의 대사는 절반이 되지 않는 41%에 지났다. 

여성 캐릭터의 대사가 절반을 넘은 것은 '라푼젤'과 '메리다와 마법의 숲'이 유일했다. 두 작품에서 여성 캐릭터의 대사는 각각 52%와 74%다.  
 

미녀와 야수 속 포트부인 [사진= 미녀와 야수 동영상]


전문가들은 여성 캐릭터의 대사가 적은 것은 현실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애니메이션 뿐만 아니라 영화에서도 여성의 말은 적다. 영화 비평가 케빈 리는 지난 2014년 아카데미 어워즈 상을 받은 영화들을 분석했다. 남우 주연상 후보에 오른 배우들은 평균 85분가량 영화에 등장했는데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배우들은 평균 57분만 등장했다.

이번 분석을 주도한 아이젠하워는 디즈니 작품에서 가게 주인이나 경비 등 다양한 직업군이 주로 남성으로 표현되는 점을 여성 캐릭터의 대사가 적은 주원인으로 지적했다. 디즈니 작품의 주조연급 중 여성으로 표현된 것은 '미녀와 야수'의 포트부인인 주전자가 유일하다는 것이다.

그는 “대다수 사람들은 남성을 기준으로 생각하도록 훈련 받았고 이러한 사고는 우리 문화에 깊숙이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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