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15%(21.74포인트) 하락한 1871.69를 기록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주요 아시아 증시 가운데 낙폭이 가장 컸다. 지수는 하루 만에 6.42% 빠져 2749.79까지 밀렸다. 일본 닛케이지수와 대만 가권지수도 각각 2.35%, 0.83% 내렸다.
개인만 유가증권시장에서 3218억원어치 주식을 샀을 뿐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950억원, 1303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외국인은 이달 6일 블록딜을 제외하면 2015년 12월 2일부터 이날까지 사실상 37거래일 연속 매도우위를 기록하고 있다. 역대 가장 긴 연속 순매도다. 이 기간 외국인이 판 주식은 6조5000억원어치가 넘는다.
미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유(WTI) 가격은 22일 배럴당 1.85 달러(5.8%) 내린 30.34 달러를 기록했다. 주가와 유가 간 상관관계는 2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 20거래일 동안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브렌트유 가격 상관관계는 0.97로 1990년 이후 가장 높다.
중국 원유수요 감소와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가 국제유가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 2015년 8월 이후 중국은 번번이 부진한 경제지표를 내놓았다.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석유소비국인 중국은 전 세계 석유 수요에서 약 12%를 차지한다. 글로벌 석유시장이나 주식시장이 중국 경기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외환시장도 국제유가 변동성 재확대로 요동쳤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204.2원으로 하루 만에 10.0원 올랐다. 국제유가가 다시 떨어지고, 미 증시가 하락하면서 안전자산인 미국 달러화에 대한 매수세가 살아났다.
유로존이 추가적인 양적완화에 나선다는 재료도 약발이 약해지고 있다. 오는 27~28일 열리는 미 FOMC와 BOJ 통화정책회의에서도 투자심리를 크게 개선해줄 부양책을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배성진 현대증권 연구원은 "재닛 옐런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친시장적인 발언을 하더라도, 시장에서 이미 예상돼왔기 때문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며 "이보다는 국제유가 움직임이 중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영국계 원자재 헤지펀드인 안두란드캐피털매니지먼트는 올해 국제유가가 배럴당 50 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제유가가 40달러까지 반등한다면 코스피는 3%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국제유가 하락에 투자자가 모두 부담을 느끼고 있어,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서는 가격 반등이 절대적인 상황"이라며 "국제유가가 40 달러까지 오른다면 코스피는 1940~1950선까지는 무난하게 상승할 것"이라고 전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불안심리가 커지면서 환율이 큰 폭으로 올랐다"며 "당분간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