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별로는 최근 2년동안 신년사를 발표하지 않은 삼성을 제외하고 현대차는 올해 ‘세계(글로벌)’를, SK는 ‘패기’ LG는 ‘사업’. 롯데는 ‘성장’을 1등 키워드로 내세웠다.
13일 기업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2012년부터 올해까지 5년간 국내 10대 그룹이 신년사를 통해 제시한 키워드의 빈도수를 조사한 결과 △성장(173) △세계(글로벌. 159) △경쟁(경쟁력. 153) △경영(경영환경 경영성과 경영관리. 128) △고객(116)등이 100번을 넘어 가장 주요한 5대 키워드로 꼽혔다.
이어 △시장(98)△변화(94)△위기(90)△혁신(85)△미래(82)등이 ‘톱 10’ 키워드에 올랐다.
올해 키워드는 특히 공격적인 단어들이 많이 포함됐다. 5년간 가장 베스트셀러였던 성장(1위)과 경쟁(2위)외에 작년에 전혀 등장하지 않았던 ‘변화’(3위), ‘구조’(4위)가 ‘톱5’에 올랐다. ‘구조’는 사업구조, 수입구조 등이 자주 언급되면서 사용이 빈번해졌고 ‘변화’와 묶여진 경우도 많아 올해가 격변의 한해가 될 것임을 예고했다.
경기가 비교적 양호했던 2012년과 2013년을 보내고 난 2014년 신년사에서는 성장(1위), 세계(3위), 경쟁(4위)과 함께 시장(2위), 가치(7위), 기술(9위) 등의 가치지향적 단어들이 10대 키워드에 들었으나 작년을 기점으로 모두 사라졌다.
각 그룹별로도 처한 상황에 따라 키워드가 차이를 보였다.
재계 1위인 삼성은 최근 2년 동안 신년사를 발표하지 않았으나 2012년 이후 3년간 줄곧 ‘경쟁력’을 그룹의 최우선 목표로 뒀다. 주력인 휴대폰 사업이 애플과 중국 기업들 사이에 낀 상황에서 글로벌 1위 경쟁력 확보라는 지상의 목표를 실현하려는 의지로 해석된다. ‘경쟁’ 다음으로는 ‘세계’, ‘기술’, ‘인재’, ‘성장’ 등을 5대 키워드로 제시했다.
현대차는 올해는 물론 지난 5년간 ‘세계’를 일관되게 제1 키워드로 인용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아직까지 폭스바겐, 토요타, 지엠 등을 쫓는 입장이라는 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성장’, ‘생산’, ‘강화’, ‘경쟁’ 등이 5대 키워드에 들었다.
이와 달리 포스코와 현대중공업은 5년 동안 1순위에 꼽혔던 ‘세계’, ‘경쟁’ 등이 모두 사라지고 ‘구조’, ‘사업본부’ 등 구조조정과 관련된 키워드가 제시됐다. 2개 그룹 모두 고강도 구조조정과 함께 체질 개선을 위한 변화를 꾀하고 있는 점이 투영됐다.
포스코의 2~5위 키워드 역시 ‘수익’, ‘혁신’, ‘강화’, ‘효율’ 등 그룹 체질 개선과 관련이 깊었다.
10대 그룹 신년사를 통틀어 처음 등장한 현대중공업의 ‘사업본부’와 ‘흑자’ 키워드는 작년 대규모 적자를 내고 본부별 책임경영에 기반한 구조조정을 단행한 것이 배경이다.
전자부문의 위기로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받고 있는 LG는 5년 동안 ‘고객’이 1위 키워드였지만 올해는 ‘사업(사업구조 사업방식 등)’이 그 자리를 대체했다. 또 새롭게 등장한 ‘변화’라는 키워드가 단박에 3위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 총수가 경영에 복귀한 SK와 한화는 ‘패기’, '1위‘ 등을 제시해 모두 공격적 행보를 예고했다. SK는 올해 ’패기‘(1위), ’사회‘(2위), ’투자‘(5위)를 5년 이래 처음으로 신년사에 등장시켰다. 한화는 ’세계‘와 ’경쟁‘외에 ‘1위’ ‘핵심(사업 역량 등)’ ‘일류’라는 단어를 새롭게 추가했다. 5년 단골이던 ‘미래’ ‘위기’ ‘변화’는 모두 사라졌다.
호된 오너 리스크에 시달린 한진은 올해 1위 ‘고객’ 외에도 ‘행복’(2위), ‘신뢰’(4위), ‘대응’(5위) 등의 새로운 키워드를 제시해 신뢰회복과 이미지 개선을 그룹의 최우선 순위에 두고 있음을 보여줬다. 경영권 분쟁이 있었던 롯데도 ‘성장’을 우선에 두면서 ‘변화’, ‘노력’, ‘사업’, ‘경영’을 2~4위에 올려놨다.
GS는 올해 ‘미래’와 ‘성장’을 가장 많이 인용해 지난 5년 동안의 기조를 유지했고 2~5위에는 ‘지속’, ‘수익’, ‘혁신’ 등이 지난 5년 동안 제시된 ‘경영’, ‘고객’, ‘발전’을 각각 대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