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군득 기자 = 한국경제 저성장 기조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자영업은 흔들리고 복권 판매량이 급증하는 전형적인 불경기 모습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들어 40~50대 은퇴세대 생계수단인 자영업 폐업이 속출하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반면 장기 불황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복권 매출은 고공 행진을 벌여 대조를 이룬다.
전문가들은 자영업 몰락과 복권판매율 급증 등 눈에 띄는 변화들은 최근 경제 상황이 그만큼 어렵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지적한다.
민간경제연구소 한 관계자는 “내년 한국 경제도 저성장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불안감이 서민경제를 어렵게 하고 있다”며 “자영업 폐업이 늘어남에도 가계대출이 줄지 않는 부분에 주목해야 한다. 치열한 생존경쟁에서 버티지를 못하는 것이다. 복권시장이 팽창하는 것도 전형적인 불황 국가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지목했다.
실제로 지난 2일 마감된 로또복권 판매인 모집에서는 127대1이라는 유례없는 경쟁률이 나왔다. 복권통합수탁사업자 나눔로또에 따르면 지난 2일 자정 올해 온라인복권(이하 로또복권) 판매인 모집을 완료한 결과 650명 모집에 총 8만2247명이 지원했다.
이는 지금과 같은 불황기에 복권 시장이 상당한 수익을 올릴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졌다는 방증인 셈이다. 전체 복권 판매액 가운데 로또가 차지하는 비중은 90% 이상이다. 로또 판매액에 따라 복권 판매점 수익이 결정되는 셈이다.
복권 판매점을 내면 로또 한 장을 팔 때마다 부가세를 포함해 판매 수수료 5.5%를 챙긴다. 지난 2012년 기준 전국 점포당 매출은 평균 4억5722만 원어치를 팔아 2286만원가량 수익을 올린 것으로 조사됐다.
복권 판매점이 일반 자영업보다 안정적이고 불경기를 타지 않는다는 점에서 매년 판매자 경쟁률은 100대1을 넘는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여기에 비해 자영업에 가장 많이 몰려있는 50대 이상 자영업자 월평균 수입은 100만원 미만이 45%로 절반에 가깝다. 전국경제인연합 조사에서도 자영업자 연간소득은 평균 2072만원으로 나타났다. 연간 수익으로 환산해도 2000만원이 채 되지 않는 금액이다. 복권방 수익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자영업은 계속 하향세다. 최근 10년간(2004~2013년) 국세청 창업·폐업 현황을 토대로 추정한 자영업자 생존율은 16.4%에 불과하다. 10명이 창업하면 2명 정도만 성공할 수 있다는 얘기다.
폐업률은 음식점이 22%로 가장 높았고 소매업과 서비스업도 비슷한 수준이다. 특히 음식점 생존율은 7% 수준에 불과해 10곳이 문을 열면 채 1곳도 살아남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주현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진입 장벽이 낮은 업종을 중심으로 창업이 많지만 경쟁이 점점 심해지고 있다”며 “예전에는 월급쟁이 꿈이 빨리 돈을 모아 가게를 하나 차려 나가는 것이었는데 과거 10년간 자영업은 ‘월급쟁이들의 무덤’으로 변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