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지난 5일 트위터의 창업자 잭 도시가 최고경영자(CEO)로 선임되면서 경영 일선에 복귀했다. SNS 서비스 업체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 밀려 왕좌 자리에서 물러난 트위터를 살리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다음주 중에 임직원을 대상으로 정리해고가 있을 것이라는 보도도 나온다. 향후 잭 도시가 트위터의 가치를 높이고, 이용자 수 정체라는 고민을 해결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잭 도시는 누구?
게시글을 140개 문자 이내로 제한하는 심플한 스타일을 고안한 잭 도시는 트위터의 디자인 향상에 크게 공헌해 사내에서도 일정한 구심력을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뉴욕대를 중퇴한 뒤 해커로도 활동한 바 있어 소프트웨어 개발에도 능숙하다.
잭 도시의 트위터 CEO 취임은 이번이 두 번째다. 당시 다른 공동창업자 에반 윌리엄스와 대립각을 세우면서 투자자들과의 관계 구축에 실패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경영보다는 자신의 개인적인 취미인 의류사업에 관심이 많다는 비판이 거세지자 2008년 트위터 CEO 자리에서 물러났다. 당시 외신들은 “잭 도시는 한 가지 일에 집중할 수 없는 단점이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트위터가 부진한 가장 큰 이유는 게시글 관리의 실패에 따른 이용자 수 감소에 있다. 경쟁업체인 페이스북에 비해 익명성이 높아, 한 개인이 여러 계정을 생성할 수 있는 것이 매력의 하나로 꼽히기도 했으나, 익명성을 악용해 다른 이용자를 공격하는 사례가 잦아지면서 이용자들이 트위터를 떠나는 사태를 초래했다.
특히 장래 수익성을 가늠하기 위해 중요한 척도가 되는 이용자 수의 증가율 정체가 심각하다. 지난 7월말 트위터의 2분기 실적발표에서 월간 이용자수가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한 3억 1600만명이라고 발표했지만, 이는 기존과 다른 방식으로 산출한 수치로 스마트폰 이외의 단말기 이용자수를 합산한 수치다.
스마트폰 이용자를 기준으로 산출한 기존 방식을 적용했을 경우, 월간 이용자수는 3억400만명으로 시장 예상치인 3억1200만명을 크게 밑도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11일 “스마트폰 이외의 단말기 이용자를 합산해 향후 광고수입 확대 가능성을 보이려고 한 점은 이해하지만, 1분기에 비해 거의 증가하지 않은 이용자수는 심각한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 잭 도시의 ‘두 집 살림’도 불안 요소로 부상
트위터 CEO 자리에 복귀한 잭 도시는 모바일 결제 업체 ‘스퀘어’의 CEO도 겸직하고 있다. 잭 도시는 전임자인 딕 코스톨로 CEO가 사임해 지난 7월부터 임시적으로 CEO 자리에 앉았지만, 정식으로 CEO에 임명되자 “우수한 경영진의 도움이 있기 때문에 3개월 동안 내 투잡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고 자신의 트위터에 글을 올렸다.
이 발표 후 트위터 주가는 상승해 시장의 일정한 평가를 받기도 했지만, 트위터와 스퀘어의 CEO 겸임은 불가능이라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스퀘어는 스마트폰에 꽂기만 하면 신용카드를 인식할 수 있는 단말기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로 뉴욕증시 상장을 앞두고 있다. 상장을 앞두고 관련 투자자와 금융기관 등 수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할 처지에 놓여 있어, 트위터 경영에 전념할 수 없다는 것이다. 또 최근들어 스퀘어 제품 자체에 결함이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등 스퀘어도 순탄치만은 않은 상황이다.
이 밖에도 잭 도시가 월트디즈니의 사외이사를 맡고 있다는 점이 투자자들이 트위터 재건에 불안을 느끼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트위터는 인공지능(AI)을 도입해 공격적인 게시글을 엄격히 관리하는 '게시글 관리 효율화' 전략을 세웠다. 이와 함께 잭 도시가 지난 실패를 극복하고, 산적한 과제들을 어떻게 해결해 나갈지 시장이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