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국정감사] 서울역고가 여당 의원 성토에 박원순 시장 '진땀'

'서울역고가 시민개방행사'가 열린 10일 서울 만리재에서 명동으로 이어지는 서울역고가 위에 인조잔디와 노란 파라솔이 설치됐다.[남궁진웅 timeid@]

아주경제 국지은 박성준 기자 = 서울역고가 사업을 둘러싼 새누리당 국회의원들의 성토에 박원순 시장이 진땀을 흘렸다.

17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의 서울시 국정감사에서 박원순 시장의 역점사업인 '서울역 고가 공원화 사업'에 대해 여당 의원들의 질문 공세가 쏟아졌다.

첫 포문은 새누리당 정용기 의원이 열었다.

정용기 의원은 질문을 시작하기 전 속도보다는 방향을 중시한다는 박 시장의 정책 철학을 거론하며 서울역 고가 사업의 추진 상황을 비판했다. 지역 주민들의 반대의견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박 시장이 속도에 더 집착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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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의원은 "만리동과 주민과 지역 중소상인을 비롯해 경찰과 문화재청, 국토부가 교통혼잡 등을 이유로 서울역 고가 사업에 반대하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며 "이러한 사실을 알고 있느냐"고 몇 번이고 되물었다.

정 의원은 특히 서울시 대변인의 발언을 언급하며 "증명하지도 못하는 부분에 대해 무책임하게 발언했다"고 사과를 요구했다.

앞서 서울시 대변인은 서울지방경찰청이 교통안전시설 심의를 보류한 결정에 대해 "약간의 정치적 함의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합리적인 의구심을 가지게 된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박 시장은 "경찰청과는 이미 지난해 10월부터 수십차례 실무회의를 진행했고 순조로운 합의를 예상했다"며 "대변인이 예상치 못한 결과에 그런 표현을 쓴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정 의원은 서울역 고가 사업이 난관에 부딪히자 시가 도로법 76조에 근거해서 직권으로 통행을 금지하겠다는 주장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도로법 76조에 근거한 통행 금지는 도로파손 등 위험한 경우 공사 등의 조치를 취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금지할 수 있는 것"이라며 "서울역 고가도로 공원화 같은 도로의 노선변경이나 영구 폐쇄는 도로법 21조에 따라 국토부장관 승인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이러한 성토에 박 시장은 "처음에 반대가 있어서 저희가 1박 2일 동안 골목골목을 다니면서 주민과 단체와 기관과 모두 만나서 소통을 했다"며 "그래서 지금 반대는 거의 사라졌고 심지어 가장 많이 반대하던 남대문 시장 조차도 대표와 MOU를 체결해서 남대문을 세계 최고의 명소로 만들자고 합의했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서청원 의원도 서울역 고가 사업의 무리한 추진을 비판했다.

서 의원은 "서울역 주변 교통문제에 대해 일방적으로 강행하면 교통체증을 앓고 있는 시민에게 전혀 도움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박 시장은 "도로교통공단의 보고서는 단순 철거에 따른 효과만 측정했다"며 "서울시와 전문가들이 대안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철우 새누리당 의원은 "이 프로젝트를 두고 박 시장의 대통령 선거 프로젝트가 아니냐고 한다"고 의구심을 내비쳤다.

박 시장은 "서울역 고가는 본래 위험등급이 높아 조만간 철거나 보완할 수밖에 없었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