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김왕식 대한민국역사박물관장 “진정한 사회통합 위한 박물관 만들겠다”

2015-09-09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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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왕식 대한민국역사박물관장이 서울 중구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아주경제와 인터뷰를 진행했다.[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



아주경제 정등용 기자 =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에 자리 잡은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은 한국의 근현대사를 기록해 후세에 전승하고 국민의 자긍심을 높이기 위해 건립됐다. 민주화와 산업화를 동시에 겪은 시대를 반영한 만큼 좌우의 이념 대립 논란에 휩싸이기도 하지만 진정한 사회통합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12년 12월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초대 관장으로 취임한 김왕식 관장 역시 박물관을 통한 사회 통합을 강조했다. “정치학자이지만 현대사 박물관은 처음 경험하기 때문에 부담이 컸다”며 입을 연 김왕식 관장은 “처음 부임했을 때 많은 분들과 논의를 했다. 박물관의 정체성을 고민했고 국가건설, 경제발전, 민주화라는 세 가지 주제를 균형 있게 조명하는 것을 목적으로 삼았다”고 말했다.

실제로 박물관은 국가건설과 경제발전, 민주화의 시기를 걸어 온 우리 국민들의 70년의 여정을 담고 있다. 전시작들은 1945년 광복 때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시대별로 나열돼 있다.

김 관장은 박물관에 대해 “역사적 사료들을 모아서 보관하고 관리해 시민들에게 제공하는 것이 첫 번째 목적이다. 두 번째 목적은 수집된 자료를 근간으로 시민들이 균형 잡힌 역사의식을 함양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역사 교육의 현장이 되는 것도 중요하다. 어린이부터 성인에 이르기까지 연령대별로 문화, 정치, 경제 분야의 교육을 하는 것도 목적이다”라고 덧붙였다.

김 관장의 의도와 달리 일각에서는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이 지나치게 이승만 전 대통령과 박정희 전 대통령의 업적을 강조한 것 아니냐는 지적을 한다.

이에 대해 김 관장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나 이승만 전 대통령을 예찬하는 박물관이냐. 민주화의 노력은 폄하되지 않았냐’는 논쟁이 있었다”며 “우리들이 갖고 있는 기본적인 생각은 박물관이 평범한 시민들이 우리나라를 어떻게 이끌어왔는가를 중심으로 구성되는 것이다. 경제 발전에 대한 얘기는 있지만 박정희 인물 자체에 대한 얘기는 없다”라고 해명했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은 국민들의 균형 잡힌 역사의식 고양을 위해 활동하는 것과 별도로 최근 들어 급증한 외국인 관광객들을 유치하기 위한 행보도 이어가고 있다.

외국인 입장객 수가 점차적으로 늘어나고 있다고 말을 시작한 김 관장은 “외국인들이 우리나라에 들어올 때 처음 타는 수단이 비행기다. 비행기에서부터 우리 박물관을 소개하는 책자가 있다”며 “서울시에서 발행하는 영문잡지에도 우리 박물관을 소개하는 부분이 있고, 54개 버스 노선 안에도 박물관을 홍보하는 자료가 있다”고 강조했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은 현재 한국관광공사와 협력해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국제교류재단인 코이카 등을 통해 박물관을 견학하는 것 뿐 아니라 영어, 일어, 중국어 가이드까지 준비돼 있다. 이와 더불어 중국 유학생들 가운데 자원봉사자들을 선발해 그들이 안내해주는 시스템을 만들기도 했다.

보통의 박물관 관장들이 역사학이나 고고학, 미술사학을 전공한 것과 달리 김 관장은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김 관장은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은 역사박물관이자 현대사 박물관이다. 현대사를 어떤 사람들이 연구하겠는가. 역사학자들은 일정기간 거리를 두고 연구를 한다. 일제 강점기 말기까지나 6·25 전쟁까지 한다”면서 “현대사에 관해서는 사회과학자들이 많이 연구를 한다. 그 중 정치학자들이 많다. 우리 박물관은 대한민국의 역사를 주로 다룬다. 1970년대부터 조명한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20년 동안 한국현대정치를 가르쳤다. 1945년부터 현대사까지의 정치를 가르쳤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의 콘셉트하고 비슷한 부분이 많다”고 덧붙였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은 올해 광복 70년을 맞아 ‘70년의 세월, 70가지 이야기 특별전’을 진행하고 있다. 전시회는 70년의 세월 동안 한국의 발전을 위해 애쓴 평범한 국민들의 모습을 담아내고 있다.

김 관장은 “우리나라는 최빈국으로 시작했지만 현재 경제규모로 볼 때 12위에 오를 정도로 발전했다. 미국이나 프랑스와 같은 민주주의 수준에 있기도 하다”며 “이런 발전에는 지도자들의 몫도 컸지만 평범한 시민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들이 흘린 피와 땀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라고 특별전의 의미를 설명했다.

이어 김 관장은 이번 특별전 개최의 계기에 대해 “지나온 70년을 균형 있게 조명하는 것이 중요하다. 항상 치우친 시각이 아닌 다양한 시각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며 “여태까지 경제발전과 민주화가 이뤄졌다고 할지라도 분단체제에 있었기 때문에 통일된 한국을 지향하는 시각을 제공하는 박물관이 돼야 한다”라고 답했다.

앞으로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일까. 김 관장은 이 질문에 다시 한 번 사회 통합을 강조했다.

김 관장은 “우리 박물관의 앞으로의 방향은 진정한 사회통합을 위한 전시 교육의 장이다. 계층 간, 지역 간, 남북 간의 사회통합을 위해 필요하다”면서 “독일에 있는 역사의 집은 나치가 패망한 후 현대사를 조명한 역사박물관이다. 우리도 주제별로 민주화만을 다룬 박물관, 경제화만을 다룬 박물관을 만드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바람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김 관장은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의 위치와 디자인, 야경을 자랑했다. 그는 “우리 박물관 옥상에 올라가서 야경을 보면 정말 예쁘다. 건물 디자인도 건축상을 받을 정도로 세련돼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 제격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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