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박완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7일 공개한 석유공사의 ‘비축유 판매 및 재 구매내역’에 따르면 공사는 지난 2004~2005년 813만 배럴의 비축유를 평균 배럴당 50.94 달러에 판매해 4141억원의 판매수익을 올렸다.
석유공사는 당시 국제유가가 최고치라고 판단했지만, 법인세와 파생거래손익 등 1586억원의 비용으로 실제 매출수입은 2555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밝혀졌다.
석유공사는 2009년에 전체 판매한 비축유의 12%인 99만8000 배럴을 배럴당 58.86 달러에 사들였다. 이는 애초 팔았을 때보다 배럴당 유가가 15.5% 올라있던 금액으로, 유가 상승을 고려하지 않은 채 아까운 금액만 날린 셈이다.
국제유가는 2010년 들어서면서 배럴당 평균 76.89달러로 전년 대비 31%나 폭등했다. 이에 석유공사는 또 다시 분할구매를 선택해 252만배럴만 사들였다.
최악의 선택은 2011년이었다. 석유 값이 배럴당 평균 107.37달러를 웃도는 상황에서 석유공사는 148만3000 배럴을 1810억원에 구매했다.
이후 2013년에는 21만5000 배럴을 337억원에, 2014년에는 15만3000 배럴을 319억원에, 2015년에는 20만 배럴을 130억원에 사들였다.
석유공사가 2009년부터 현재까지 재구매한 비축유 물량은 556만 배럴로 금액으로 치면 5561억원에 달한다. 결과적으로 지난 2004~2005년 4141억원에 팔았던 비축유를 5561억원으로 재구매하면서 1420억원의 판매손실을 기록한 셈이다.
여기에 모자란 257만배럴을 더 사들이는데 들어갈 비용을 더하면 약 4000억원의 손실이 생길 것으로 예측된다.
박 의원은 석유공사가 당초 매각대금으로는 재구매가 어렵게 되자 2008년부터 비축기지 운영 수익에 손을 대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실제 이렇게 전용된 운영수익금만 3072억원에 달했다.
석유비축사업 역시 20년이 지나도록 목표대비 비축율은 70%를 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정부는 1979~1980년 2차 석유파동 당시 국내 석유수급 안정과 단기적 국가석유수급을 위해 1995년 1차 석유비축사업에 들어갔다.
공사의 ‘석유비축계획 및 충유율’에 따르면 비축시설과 비축량은 2004년까지 154백만 배럴이었지만, 유가급등과 예산부족 등 4차례 조정 끝에 107만 배럴로 줄인 바 있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도 비축목표를 한 번도 채우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 의원은 "석유비축사업은 비상시 국가안보를 위한 사업으로 충유율을 높이는 데 목적을 둔다"면서 "하지만 석유공사는 시설임대 등으로 수익이 발생하자 손쉽게 더 많은 수입을 올리려고 비축석유 국제거래에 나서는 등 '편법'을 통해 혈세 4000억원을 공중에 날려버렸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