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중국 당국이 중국판 국민연금이라 할 수 있는 양로(養老)기금의 증시 진입의 물꼬를 틔울 예정이다.
제일재경일보(第一財經日報)는 다수 인력자원사회보장부(인사부) 관계자 발언을 인용해 "양로금의 증시 직접투자 기본방안이 거의 완성됐고 곧 발표될 예정"이라고 29일 전했다. 이는 각 지방정부의 양로금 투자 수익을 높여 고갈 위기 해소, 지방정부 채무부담을 경감하고 최근 급락하며 요동치는 중국 증시에 유동성을 대거 공급하기 위한 방안으로 해석됐다.
현재 중국 전역 양로금 규모는 3조5000억 위안 정도로 이중 30%는 1조 위안(약 190조원)이 넘는 거액이다. 만약 1조 위안의 유동성이 중국 증시에 유입된다면 급격한 조정장을 겪으며 출렁이는 주가를 상당부분 안정, 심지어 다시 상승 궤도에 안착시킬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동시에 양로금 투자 수익을 높여 고갈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양로금을 투자하지 않고 묶어두면 이자율이 2% 남짓이지만 증시 투자로 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는 판단이다.
양로금의 증시 진입의 길이 열린다는 것은 사회보험기금의 투자운용 범위가 한층 넓어진다는 의미다. 지금까지 전국사회보장기금이사회는 국유자산, 중앙재정 혹은 국무원이 승인한 방식으로 모집한 자금인 '사회보장기금'을 증시에 투자, 수익을 올려왔다.
각 지방정부가 주민에게 받은 사회보험료 수입으로 구성된 진짜 '사회보험기금'의 증시 직접투자의 길은 막혀있었다 . 지난 2012년 광둥(廣東)성 정부가 1000억 위안 규모의 도시 직장인 양로기금을 사회보장기금이사회에 위탁, 시범적으로 주식 투자에 나선 정도다.
양로금은 중국 사회보험기금의 90%를 차지하고 있어 양로금의 증시 진출을 사회보험기금의 증시 투자로 봐도 무방하다고 신문은 전했다. 사회보험기금은 양로금을 포함해 의료보험, 실업보험, 상해보험, 출산·육아보험 기금으로 구성돼있다.
사회보험기금의 증시 투자 허용은 앞서 10일 리커창(李克强) 총리의 입에서 처음 언급됐다. 리 총리는 이날 직접 주재한 상무회의에서 "재정자금을 보다 효율적으로 운영해 주민들이 더 큰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 사회보험기금 투자범위 확대안을 승인했다.
지금까지 '잠자고 있던' 사회보험기금의 주식시장 직접 투자를 허용하고 지분투자 범위를 기존의 일부 중앙국유기업에서 중앙국유기업과 자회사, 지방정부 산하 유망 국유기업, 우수 민영기업까지 넓힌다는 내용이 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