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400명 이상의 대형 인명참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중국의 창장(長江) 크루즈선 둥팡즈싱(東方之星·동방의 별) 침몰 사고는 지난해 우리나라의 세월호 참사를 연상케 한다.
중국 관영 인터넷 매체 펑파이(澎湃)신문 등은 사고 선박의 선장은 사고가 발생한 직후 선원들과 함께 헤엄을 쳐서 뭍으로 올라왔다고 2일 보도했다. 선장은 뭍으로 나온 뒤인 새벽 4시쯤 휴대전화를 빌려 회사에 사고 상황을 알렸다고 펑파이는 전했다. 선장은 현재 공안의 통제하에 병원으로 이송된 상태다.
◆사고원인은 12급 강풍
신화통신에 따르면 사고 발생 시각은 1일 21시28분으로 추정된다. 중국 창장 중류 후베이성(湖北) 젠리(監利)현 부근을 항해하던 선박은 21시31분에 급선회 동작을 보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창장 해사국 관계자에 따르면 국무원은 이번 사건을 '강풍과 폭우로 인한 침몰사건'으로 규정했다. 후베이성 기상국은 "이번 침몰사건은 대류현상이 빚어낸 강풍과 폭우로 인한 것이며 순간풍속이 12급까지 올라갔고, 레이더 분석결과 토네이도가 발생했었다"고 밝혔다.
풍력 12급은 시속으로 따지면 117㎞ 이상이다. 파고는 14m에 해당된다. 통상 풍력이 9급이면 선박 운항이 쉽지 않다. 풍력이 10급 이상 되면 선박 운항이 위험한 상황을 맞을 수 있다. 풍력 11급은 고속도로에서 최고 속도로 달릴 때의 바람 세기이다.
◆노인 단체여행객 참사
사고 유람선에는 관광객 406명, 여행사 관계자가 5명, 선원 47명 등 458명이 승선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사고 선박은 장쑤(江蘇)성 난징(南京) 우마두(五馬渡) 부두를 출발해 충칭(重慶)으로 향하던 중이었다.
2일 오후 2시 현재 구조된 인원은 모두 18명이며 이 중 13명은 생환했고 5명은 사망했다. 사망자 중에는 여행사 가이드가 포함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생환자중 2명은 선장과 기관장이다.
승객들은 난징과 창저우(常州), 상하이(上海) 등 지역 여행객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상하이 여행사가 모집한 50~80세 연령대 노인 단체여행객도 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상하이(上海) 주재 한국총영사관은 "승객 가운데 한국인은 일단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조류에 쓸려 선박 하단부 드러나
전복된 선박은 2일 아침 조류에 휩쓸려 천천히 뭍 가까운 곳으로 흘러내려왔고 바닥에 접지해 더이상 움직이지 않는 상황이 됐다. 배의 바닥부분이 육안으로 드러났으며 스크루까지 보이는 상태다.
이 배는 국무원 교통운수부가 '문명선'으로 평가한 호화유람선이다. 1967년 설립된 국유기업으로 창장일대에서 사고 선박을 비롯해 5척의 유람선을 운행하고 있는 충칭둥팡룬촨(重慶東方輪船)공사 소속이다.
둥팡즈싱은 1등실, 2등실, 3등실으로 이뤄져 있으며 GPS시스템이 장착돼 있고, 위성TV와 통신설비가 갖춰져 있으며, 노래방 시설도 구비돼 있다. 1994년 2월 건조된 이 배의 길이는 76.5m, 폭은 11m로 정원은 534명이다.
◆지도부 총출동
시진핑(習近平) 주석은 이번 침몰사건에 대해 국무원이 긴급구조팀을 현장에 보내 구조작업에 만전을 기해 인민들의 생명안전을 지킬 것을 지시했다. 리커창(李克强) 국무원 총리는 마카이(馬凱) 부총리, 양징(楊晶) 국무위원 등과 함께 후베이성 젠리현으로 내려가 현장에서 사고구조활동과 응급처지작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리 총리는 즉시 교통운수부 등 관련부서에 신속히 가용할 수 잇는 모든 역량을 동원해 구조작업을 진행할 것을 지시했다. 또한 사상자를 최대한 줄이는 한편 생환자에 대한 치료활동도 즉시 이뤄지도록 했다. 마카이 부총리는 후베이성장 왕궈성(王國生)과 새벽 6시에 전화통화를 통해 중앙정부 차원에서 구조작업에 나설 계획임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