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의 TV] 작품성? 재밌으면 되지, 새 수목드라마 '가면' 인기 비결은…

2015-05-28 08:13
  • 글자크기 설정

[사진 제공=골든썸픽쳐스]

아주경제 김은하 기자 = 짜고, 맵고, 달고…자극적인 맛으로 혀를 사로잡는 식당에서 웰빙이나 무농약을 운운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SBS 새 수목드라마 ‘가면’(연출 부성철, 극본 최호철, 제작 골든썸픽쳐스, 심엔터테인먼트)도 그렇다. 첫 회부터 단박에 눈을 사로잡는 전개와 도플갱어라는 흥미로운 소재로 중무장한 이 드라마에 개연성이나 타당성을 요구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단 1회가 방송됐을 뿐이지만 재벌 2세 민우(주지훈)와 사랑 없는 정략결혼을 앞둔 은하(수애), 그런 그녀와 똑같은 얼굴로 사채업자의 협박에 시달리며 전혀 다른 삶을 살아가는 지숙(수애)의 극명한 대비, 1회 방송 앞뒤로 배치한 지숙과 은하의 죽음을 둘러싼 미스터리, 은하와 예비 아주버님 석훈(연정훈)의 불륜에 시청자는 ‘가면’이 조미료 팍팍 들어간 맛집임을 단박에 알아챘다.

방송 이후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이름을 굳건히 지키고 있는 것은 당연지사. 28일 내한한 세계적인 스타 제시카 알바도 ‘가면’에게 실시간 검색어 1위를 내줘야 했다. 첫 방송부터 전국 시청률 7.5%를 기록, 동시간대 1위를 차지하며 2011년 ‘천일의 약속’과 2013년 ‘야왕’이 그랬듯 수애와 SBS의 만남은 늘 성공적이라는 것을 증명했다.

상투적 대사와 눈에 익은 장면의 연속이지만 원래 익숙한 맛에 열광하는 법이다. 출연진의 호연도 놓칠 수 없는 재미인데 수애의 1인 2역 연기는 단연 압권이다.

‘국민 악녀’라 불리며 시청자의 미움을 산 ‘야왕’ 주다해의 잔상은 없다. 분명 같은 얼굴임에도 사채업자에게 시달리고 직장 상사에게 들볶이는 지숙을 연기할 때에는 어딘지 주책 맞고 비굴하며 맹한 표정을 짓는 데 반해 국회의원 딸 은하를 연기하면서는 도도하게 얼굴을 치켜들며 기죽는 법이 없다.

정신적 문제를 안고 있는 최민우 역을 맡은 주지훈의 섹시한 매력도 눈길을 끈다. 대부분의 드라마가 첫 방송에서 시청자 몰이를 위해 삽입하는 샤워 장면도 멋지게 소화했다. 모든 사건의 조율자인 석훈 역의 연정훈은 반듯한 카리스마로 합격점을 받았고, 날카롭지만 어딘지 모를 연민을 자아내는 재벌 2세 미연 역을 맡은 유인영의 캐릭터도 돋보였다. 배우들의 호연이 당분간 시청자의 눈길을 다른 드라마에 내 주지 않을 태세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