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노경조 기자 = 지난 6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서민 주거비 부담완화 방안'과 관련해 당장의 비용 절감은 가능하지만 전월세난 해결의 근본적인 대안에는 못 미친다는 시장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유일호 국토부 장관이 취임 이후 처음으로 내놓은 전월세 대책은 임차보증금 반환보증 지원강화, 임차보증금·월세·구입자금 대출금리 인하,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대주택 거주자 전월세 전환율 인하 등을 골자로 한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 연구위원은 "기존에 주택기금 등 정부가 운영하는 상품들이 시중 금리를 따라가기에 조금 느린 감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빠르게 대응한 것 같다"며 "이번 조치로 대출이자 등 주거비용 부담은 확실히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최근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조치여서 추후 금리변동 위험은 남아 있다. 이에 당초 3~4월 출시 예정이었던 1%대 수익공유형 모기지 상품은 변동성을 줄이는 방향으로 검토 중인 가운데 출시 일정도 잠정 연기됐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 상품의 경우 신규 코픽스와 연동되는 변동금리의 성격을 띠고 있어 아예 고정금리로 바꾸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변동성을 낮춰 가능한 빨리 출시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도 이번 방안이 당장의 서민 주거비 부담을 줄이기 위한 것이라는 데 동의했다. 범 정부 차원의 '서민 금융지원 종합대책'은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별도로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유일호 장관은 기자간담회에서 "전월세난은 구조적인 문제여서 장기적인 대책으로 풀 수 밖에 없다"며 "일단 이번에 서민들을 타깃으로 한 급한 정책이라도 만들어 본 것"이라고 말했다.
아쉬운 점은 구조적인 문제라는 점을 인식하고 있으면서도 수급 불일치에 따른 전세주택 공급 확대 방안 등이 빠졌다는 데 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품귀 현상을 빚고 있는 전세 주택을 늘리는 방안이 빠졌고, 대출금리를 인하하는 것만으로는 전세의 빠른 월세화를 막기에 역부족"이라고 설명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도 "공공임대주택 등에서 전세 비중을 늘릴 필요가 있다"며 "범 정부 차원의 대책이 어느 시기에 나올지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연립·다세대주택 등에 거주하는 취약계층 보호 방안도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깡통전세 위험을 덜기 위해 오는 5월부터 임차보증금 반환보증 상품의 보증 수수료가 인하되지만 이는 아파트에 국한됐다는 것이다.
아파트 거주자의 경우 기존 LTV 90% 이하(선순위 근저당권과 전세보증금을 합한 금액이 집값의 90% 이하)에서 100% 이하로 확대된다. 그러나 연립·다세대의 가입 대상은 여전히 LTV 80%, 단독주택은 75%에 불과하다.
국토부 관계자는 "우선적으로 아파트에 확대된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을 시행한 뒤 모니터링을 거쳐 연립·단독주택 등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