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중국 증시가 10거래일 연속 상승 마감하며 불마켓 진입을 거듭 입증하고 있다. 이는 중국 증시 역사상 이례적인 일로 주목된다. 중국 증시가 9거래일 연속 상승한 것은 지난 1997년 8월, 2007년 8월 단 두 차례 뿐이었다.
24일 상하이종합지수는 롤러코스터 장을 연출하며 전거래일 대비 3.68포인트(0.1%) 상승한 3691.41로 장을 마감했다. 상하이 증시는 오전 한 때 3700선을 돌파, 3715.87의 최고점을 찍은 후 급락, 3600.7까지 떨어지며 계속되는 고공랠리에 마침표를 찍는 듯 했다. 그러나 다시 반등에 성공해 3700선 문턱에서 강보합세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중국 증시의 장중 급락은 HSBC 은행이 발표한 3월 중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잠정치가 시장기대는 물론 경기위축 및 확장 국면 판단의 임계치인 50을 밑돌았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3월 HSBC 제조업 PMI 잠정치는 49.2로 이는 11개월 만의 최저치다. 직전월의 50.7를 밑돌았음은 물론 블룸버그 집계 전문가 예상치 50.5에도 훨씬 못 미쳤다. 그러나 중국 경기둔화세의 재확인은 부양책 출시 기대감을 다시 증폭시키며 오후 반등세를 이끌었다.
경기부양 기대감 및 중국 증시 불마켓 진입에 대한 확신 등으로 이날 증시 거래량은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이날 상하이·선전 거래소 거래량은 각각 7548억8500만 위안, 6844억6800만 위안으로 총 1조4000억 위안을 넘어서며 뜨거운 투자 열기를 재차 입증했다.
이날 증시 상승은 '인더스트리 4.0' 테마주, 국산소프트웨어 테마주 등 IT 관련 종목과 철도 및 인프라주가 주도했다.
IT 관련 종목은 지난 15일 폐막한 양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강조한 '인터넷플러스(+)' 행동계획 및 '중국 제조업 2025' 등에 따른 정책 출시 기대감이, 철도 및 인프라주는 26일 개막을 앞둔 아시아판 다보스포럼 보아오(博鰲)포럼에 대한 기대감이 강세장을 이끈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보아오포럼에서는 중국 정부가 야심차게 제시한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해상실크로드) 구상이 집중 논의될 전망이다.
인더스트리 4.0테마주로는 지운지분(300097 SZ), 균성전자(600699 SH)가 10.02%, 10.01%씩 급등, 상한가를 쳤으며 장영지분(300195 SZ), 람영장비(300293 SZ)는 6.77%, 10.02%씩 큰 폭으로 주가가 뛰었다.
국산소프트웨어 종목으로는 용우인터넷(600588 SH), 중과금재(002657 SZ), 원광소프트웨어(002063 SZ)가 모두 10% 가량 급등하며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 외에 보신소프트웨어(600845 SH), 영과과기(300290 SZ) 등도 7.70%, 6.92%씩 주가가 오르며 상승폭 상위권에 랭크됐다.
철도 및 인프라 관련주도 급등했다. 중국중철(601390 SH), 광전운통(002152 SZ)가 상한가를 쳤으며 중국철건(601186 SH), 철용물류(600125 SH), 광심철로(601333 SH)도 5.81%, 4.04%, 4.13%씩 큰 폭으로 상승했다.
중국 증시의 이례적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중국 증권가는 여전히 시장 전망을 낙관하는 분위기다.
한 시장 전문가는 "최근의 지속적 강세장을 두고 중국 증시 불마켓이 거스를 수 없는 추세라는 판단 혹은 곧 단기적인 조정장이 불가피하다는 두 가지 결론을 도출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두 가지 판단 모두 중·장기 증시 상승 전망이 깔려있는 것으로 특히 최근 증시 투자 열기가 뜨겁고 정책적인 호재가 대거 예고된 만큼 당분간 전반적 상승세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