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장기영 기자 = 부산 아파트 분양시장의 터줏대감으로 불리는 롯데건설이 최근 5년 사이 지역 중견건설사 동일에 공급 물량 1위 자리를 내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청약 열기로 뜨겁게 달아올랐던 부산 분양시장이 중소‧중견 건설사 중심으로 재편되는 모습이다.
가장 많은 물량을 공급한 건설사는 지역 내 인지도가 높은 롯데건설로, 전체 일반분양 물량의 10% 이상을 차지하는 1만5116가구를 선보였다.
2위 동일(7089가구), 3위 동원개발(5826가구)의 물량을 모두 합친 것 보다 많다.
분양 물량 상위 10개 건설사 중 롯데건설을 포함한 대형 건설사는 7곳에 달했다.
건설사별 공급 물량은 △포스코건설(4512가구) △대우건설(4299가구) △GS건설(4202가구) △현대산업개발(4013가구) △쌍용건설(3978가구) △두산건설(3685가구) 순으로 많았다.
그러나 대형 건설사가 주축을 이뤘던 부산 분양시장은 2010년 이후 중소‧중견 건설사 중심으로 급속히 재편되고 있다.
2010년부터 2014년까지 최근 5년간 가장 많은 물량을 공급한 건설사는 6909가구를 분양한 동일이었다.
같은 기간 6546가구를 공급한 롯데건설은 363가구 차이로 동일에 1위 자리를 내줬다.
분양 물량 상위 10위 안에 이름을 올린 대형 건설사는 최근 10년 집계치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3곳에 불과했다.
롯데건설 외에 톱 10 자리를 지킨 건설사는 포스코건설(3152가구), 쌍용건설(2553가구) 뿐이었다.
현대산업개발(2383가구), 대우건설(2203가구), GS건설(1390가구) 등 다른 대형 건설사들은 모두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대형 건설사들의 빈자리는 지역 중소‧중견 건설사들이 대신했다.
금강주택은 3251가구를 공급해 톱 5에 진입했고 EG건설(2769가구), 협성건설(2561가구), 아이에스동서(2468가구), 동문건설(2433가구)은 6~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권일 닥터아파트 분양권거래소장은 “대형 건설사들이 보다 안정적으로 수요층을 확보할 수 있는 서울과 수도권 위주로 사업을 진행한 결과로 풀이할 수 있다”며 “그 사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실적을 쌓은 중소‧중견 건설사들의 약진이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다만 지난해 ‘래미안 장전’, ‘대연 롯데캐슬 레전드’ 등을 통해 고급 브랜드 아파트에 대한 청약자들의 뜨거운 관심이 입증된 만큼 대형 건설사들이 향후 공격적인 사업 수주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삼성물산이 금정구 장전3동 637번지 장전3구역을 재개발한 래미안 장전은 평균 146대 1, 롯데건설이 남구 대연6동 1598-1번지 대연2구역을 재개발한 대연 롯데캐슬 레전드는 90대 1의 경쟁률로 전 가구 1순위 마감됐다.
권 소장은 “지난해 분양에서 부산지역의 수요가 검증된 만큼 대형 건설사들이 수주 물량을 늘릴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