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제네바의 한 환전소에서 줄을 서 기다리고 있던 병원 간호조무사인 바네사(28)는 “(할인판매를 많이 하는) 크리스마스가 다시 돌아온 것 같다”며 “지금 갖고 있는 스위스 프랑화를 모두 유로화로 바꿀 계획”이라고 말했다.
스위스프랑화는 평소 1유로에 1.2 스위스프랑으로 교환됐다. 그러나 스위스 중앙은행이 최저환율제 폐지를 발표한 이후 거의 30% 이상 가치가 올라 1 스위스프랑에 0.8517 유로 비율까지 상승했다가 다시 1.0421 수준으로 재조정되기도 했다.
스위스 최저환율제 폐지로 인한 스위스프랑 가치 급등의 최대 수혜자는스위스에 직장이 있지만, 인근 유럽국가에 거주하면서 국경을 매일 왔다갔다하는 '월경자(越境者)'들이다. 이들은 순식간에 소득이 30% 증가한 셈이다.
매일 국경을 넘어다니는 도이나 바칠라(40)라는 은행원은 “프랑스에 살면서 스위스에서 근무하는 우리 같은 사람들에게 스위스프랑화 가치 상승은 큰 혜택”이라며 “그러나 당장 스위스프랑화을 모두 유로화를 환전하지 않고 몇 주 동안 추이를 지켜본 다음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월경자인 가엘 바셍이라는 직장인은 “처음에는 사람들이 줄을 서 있어 프랑스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 최근판을 사기 위해 기다리는 줄 알았다”며 “나도 유로화를 바꾸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스위스 국민들 사이에서는 스위스 최저환율제 폐지로 스위스프랑화 가치가 오르자 인근 국가에 부동산을 사거나 외국 여행을 하려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자산관리인인 샤를르 구토프스키(70)는 AFP에 “(스위스 최저환율제 폐지로 인한) 스위스 프랑화 가치 상승은 유럽 여행을 싸게 할 수 있고, 프랑스에 두 번째 집을 값싸게 마련할 수 있는 기회”라며 “그러나 많은 외환을 보유한 스위스 중앙은행은 엄청난 손실을 보고, 스위스의 큰 회사들도 고전을 면치 못해 앞으로 많은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