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성준 기자 = 50대 경비원이 인격모독을 받다 분신 자살해 사회적 파장을 일으킨 압구정 S아파트에서 이번에는 경비원이 입주민에게 폭행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11일 서울 강남경찰서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 40분께 입주민 A씨가 이 아파트 정문경비원 이모(56)씨를 아파트 상가 근처로 부른뒤 폭력을 행사해 코뼈를 내려앉혔다.
이를 목격한 다른 주민들이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신고해 폭행은 멈췄으나 이씨는 이미 코뼈가 주저앉아 인근 병원 응급실로 옮겨졌다.
경비원 이씨는 경찰에 폭행 사실을 신고했으나, A씨와 가족들이 거듭 사과하자 A씨에 대한 처벌을 원치 않는다며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를 출석요구해 사실 관계를 확인한 뒤 절차에 따라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서울일반노조 관계자는 "분신 사건 이후 경비원에 대한 비인격적 대우가 재발하지 않도록 요구해 왔는데 이 아파트에서 또다시 폭행 사건이 발생했다"면서 "이번 사건을 좌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 아파트 경비원들은 지난 1일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신청을 했고, 이날 오후 5시께 열리는 2차 조정위원회에서 조정에 실패할 경우 바로 파업에 돌입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앞서 입주자대표회의는 지난달 19∼20일 경비원 등 용역노동자 106명 전원에 대해 해고할 것을 예고했고, 경비원들은 같은 달 27∼28일 찬반 투표를 실시해 71.81%의 찬성으로 파업을 잠정 결정했다.
한편, 압구정 S아파트에서는 지난 10월 7일 경비원 이모(53)씨가 분신자살을 시도한 뒤 치료를 받다가 한 달만인 지난달 7일 숨졌다. 유족과 노조 측은 이씨가 아파트 입주민의 학대와 인격모독에 시달린 끝에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고 주장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