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및 벤처 활성화에 있어 크라우드펀딩의 중요성을 인식했기 때문이다. 실제 이들 국가에서는 예비창업자 및 벤처기업이 자금조달로 인한 어려움으로 초반에 사업을 포기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자금유치 자체도 훨씬 수월한 편이다.
하지만 국내에서 크라우드 펀딩은 여전히 남의 나라 일일 뿐이다. 적어도 법적 기반은 그렇다. 지난해 6월 새누리당 신동우 의원이 크라우드 펀딩 관련 자본시장법 개정안(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 소위 '크라우드펀딩 법안'을 발의했지만, 18개월이 다 되어가도록 국회에서 계류 중이다.
개정안이 발의된 지 얼마 안돼 금융위원회까지 나서 '온라인소액투자중개업자' 제도 도입에 대한 의지를 밝혔지만 아직까지 별다른 진전은 없는 상태다.
관련업계는 애가 탄다.
최근 남민우 벤처기업협회장은 정홍원 국무총리와 중소기업인 간 간담회에서 "금융위가 모럴해저드를 우려해 1년간 환매금지 조항을 포함시켰는데 이는 삭제돼야 한다"고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시장 자체의 활성화가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법안이 통과되더라도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크라우드펀딩법은 기본적으로 투자중개업의 하위분야로 분류된다. 개별기업의 투자한도는 200만원, 연간 투자한도도 1000만원 이하로 한정돼 있다. 투자자 보호를 위해서라고는 하지만 사실상 투자 확대보다는 규제의 대상으로 보는 경향이 짙다.
업계는 창업기업에 대한 투자가 활발하게 진행되기 위해서는 엔젤투자의 규모가 확대돼야 하며, 크라우드펀딩이 해법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실제 정무위원회에서는 법안을 처리하더라도 1년 내 환매 금지 조항 등은 원안을 고수할 것이라는 게 안팎의 중론이다.
한 전문가는 "크라우드펀딩법의 법제화가 추진된다면 현 정부가 내세운 창업생태계 확대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현실성 없는 연간투자한도 등이 포함된 법안 내용으로는 실효성을 거두기 힘들다"며 "차라리 조금 늦더라도 업계와 금융위 등 관계당국의 간극을 줄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