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지방선거 ‘참패’ …국민당 후폭풍

2014-12-01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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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잉주 내각 각료 총 사퇴, 마잉주 국민당 주석직 사퇴설도

마잉주 대만 국민당 주석 겸 대만총통이 지방자치선거 패배가 확인된 지난달 29일 저녁9시에 기자회견을 열고 지지자들에 사과성명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중국신문사] [사진=중국신문사]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2016년 대만 총통 선거의 전초전으로 평가된 11·29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집권 국민당이 거센 후폭풍에 직명했다.  ‘마잉주(馬英九) 내각’ 주요 관료들이 줄줄이 사퇴하고 마잉주 총통 역시 국민당 주석에서 물러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대만 중앙통신 등 현지 언론 1일 보도에 따르면 대만 행정원(행정부) 주요 각료 81명이 이날 무더기 사퇴할 예정이다.
쑨리췬(孫立群) 대만 행정원 대변인은 전날 “1일 오후 행정원 각료들이 임시 회의를 열고 총 사퇴안을 제안할 것”이라며 “집단 사퇴 후 마잉주 총통이 차기 내각 개편안을 발표할 때까지 내각은 중대한 정책적 결정을 내리지 않는 ‘과도내각’ 상태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국민당의 지방선거 참패와 관련해 마잉주 총통이 국민당 주석직에서 물러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30일 중국신문망(中國新聞網)에 따르면 대만의 양안(兩岸·중국과 대만)문제를 전문으로 다루는 중앙사(CNA) 등 대만 언론들은 '믿을만한 소식통'을 인용, "마 총통은 주석직에 절대 연연하지 않을 것이며 반드시 (선거패배에) 상응하는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같은 결정은 내달 3일 열리는 국민당 중앙상무위원회에서 발표될 것으로 알려졌다.

11·29 지방선거에서 타이중(台中) 시장 연임에 실패한 후즈창(胡志强) 시장은 30일 마잉주 총통의 국민당 주석직에서 물러날 것을 주장하며 “지방선거는 마잉주 총통에 대한 정치적 사형선고”라며 “국민당 패배의 최대 원인은 바로 민심 이탈”이라고 지적했다.

현대 대만 정가에서는 후즈창 시장이 마잉주 총통의 뒤를 이어 국민당 주석직을 맡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에 대해 후즈창 본인 역시 암묵적으로 동의한 상태다. 후즈창은 “차기 당 주석이 선출되면 당내 인사권은 후임자에게 주는 것이 최소한의 존중”이라며 마잉주 총통이 당내 인사에 관여해서는 안 된다는 뜻도 내비쳤다. 마 총통이 국민당 주석직에서 사임하면 국민당 내부의 권력투쟁도 표면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이에 앞서 이미 선거 당일인 지난달 29일 선거 패배에 책임지고 사퇴를 표명한 장이화(江宜樺) 행정원장(총리)는 모교인 대만 국립대에서도 거부당하는 처량한 신세가 됐다. 장이화가 모교인 대만 국립대로 회귀하는 것에 대해서 반대 서명운동도 벌어지고 있는 것.  대만 국립대 정치학과 교우회는 30일 장이화 선생의 정치학과 교수 임명을 반대한다며 성명운동을 펼치기 시작했다. 교우회는 “대학은 쓰레기장이 되어서는 안 된다. 실패한 정치인을 받아주는 곳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현재 장이화 모교 회귀 반대운동 성명서에 6600여명이 참여한 상태다.

이러한 가운데 중국 대륙은 이번 지방선거 결과가 양안관계에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하고 있는 분위기다. 중국 대륙 언론들도 이번 대만 지방선거에서 국민당이 참패한 것이 양안 관계와는 무관하다며 ‘거리두기’하고 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해외판은 1일 ‘대만 지방선거는 국민당의 자기 패배’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대만 주요 언론들을 인용해 무소속 후보 커원저(柯文哲) 타이베이 시장 당선인이 기존 정치권과 거리를 두고 참신한 이미지를 강조하며 젊은 층의 지지를 이끌어 내 ‘커원저 신드롬’을 일으킨 반면 국민당은 과거 전통적인 선거전략을 고수한 데다가 마잉주 정권 정책 실패 등으로 민심이 이탈한 것이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베이징청년보, 경화시보 등 현지 주요 언론들도 1일 중국 대만 연구가인 니융제倪永杰) 상하이 대만연구소 상무부소장을 인용해 대만 11·29 지방선거 참패 요인을 네 가지로 꼽았다.

니 부소장은 사회 분열, 빈부격차가 심해지면서 ‘반(反) 마잉주’ ‘반 기업인’정서가 고조돼 집권 국민당에 대한 사회적 분위기 불리했던 데다가 마잉주 총통의 집정능력이 부족했으며, 국민당이 후보 면모나 선거전략 등 방면에서 민진당을 따라잡기 역부족이었다고 지적했다. 또 국민당은 내부 분열이 극심했던 반면 민진당 내부세력은 하나로 똘똘 뭉치면서 국민당이 결국 참패했다고 분석했다.

앞서 중국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마샤오광(馬曉光) 대변인도 대만 선거결과 발표 직후 언론에 “양안 동포들이 어렵게 얻은 양안관계의 성과를 소중하게 여기고 관계 발전을 수호하면서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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