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재홍 기자 =랜드로버의 대표적인 SUV는 레인지로버다. 레인지로버는 '사막의 롤스로이스'라 불릴만큼 오프로드 성능과 함께 최고의 고급감을 구현했다.
랜드로버는 그러나 고급감 뒤에 감춰진 오프로드 성능이 아쉬웠다. 그렇게 태어난 차가 디스커버리다. 오프로드 성능에 더 초점을 맞춰 개발된 디스커버리는 1970년 출시된 레인지로버보다 19년 뒤인 1989년 출시됐다.
유선형이 대부분인 요즘 차들과는 달리 직각 디자인의 정통성을 유지하고 있는 디스커버리의 외관에서 부터 오프로드의 감성이 느껴졌다.
차에 탑승하자 디스커버리만의 특징은 더 부각됐다. 앞 좌석에서부터 뒤로 갈수록 천장이 조금씩 높아지는 계단식 지붕으로 실내공간은 더욱 크게 느껴졌다.
특히 3열 좌석을 접었다 펼 수 있는 트렁크 부분은 더 넓은 적재공간으로 오프로더들과 캠퍼들에게 유용할 듯 싶었다. 2열 역시 접을 수 있어서 2, 3열을 접었을 때는 성인 남성 두 명이 숙박을 할 수 있을 정도의 공간이 탄생했다.
또 비대칭의 테일게이트는 디스커버리만의 정체성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동시에 위 아래로 분리 돼 있어 오픈된 하단 게이트 위에 걸터 앉아 야외의 낭만을 즐길 수도 있다.
'사막의 롤스로이스'를 만드는 랜드로버 답게 실내 인테리어 역시 고급스러움이 한 껏 묻어났다. 시동을 켜면 올라오는 재규어 랜드로버만의 다이얼식 변속기가 운전자를 맞는다. 대부분 가죽으로 마감된 실내도 오프로드 전용으로만 치부하기에는 아까울 정도였다.
승차감 역시 오프로드만으로 사용하기엔 아쉬울 정도다. 2.6톤에 달하는 차체를 이끌고 다니는 디젤 차량임에도 세단의 정숙성에 뒤지지 않았다.
디스커버리4에 탑재된 3.0리터 터보 디젤 엔진은 4,000rpm에서 최고 출력 255마력을 발휘하며 61.2kg.m의 토크를 보인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에 도달하는 제로백도 9.3초면 충분하다.
고속 주행에서도 높은 차체에 불안함이 느껴지지 않을 만큼 안정적이었다. 시속 150km가 넘어가도 소음과 진동이 거슬리지 않을만큼 정숙성도 뛰어났다.
잔디·자갈밭·눈길, 모랫길, 진흙, 움푹 패인 길, 암벽 등 다섯 가지 주행이 가능한 랜드로버만의 특허 기술인 전자동 지형반응 시스템(Terrain Response®)과, 내리막길 주행제어장치(HDC)를 사용해 보지 못한 점은 아쉬웠다.
그러나 오프로드를 꿈꾸는 이들의 '드림카' 디스커비리4를 소유하기 위해서 치러야 하는 대가 역시 만만치 않다.
복합 연비 리터당 9.3km는 일반 자가용으로 사용하기에는 부담스러운 수치이고, 9360만원(디스커버리4 3.0 디젤 HSE 14년식 모델 기준)의 가격도 오프로드만을 즐기기 위한 비용으로는 부담스러운 가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