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개보수 인하 논란 가열, 정부 “비정상의 정상화” vs 업계 “전면 재검토해야”

2014-11-03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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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3일 열린 중개보수 개편 공청회에서 공인중개사들이 정부 방침에 반발하며 시위하고 있는 모습.[사진=이명철 기자]

아주경제 이명철·노경조 기자 =2000년 마련된 부동산 중개보수가 15년만에 개편을 앞두고 정부와 공인중개 업계간 논쟁이 격화될 전망이다.

아파트의 가격 상승으로 서민 부담을 가중시킨 중개보수를 개선해 ‘비정상의 정상화’를 추진하겠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반면 실제 수입 감소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우려하는 공인중개 업계는 정부가 업계와의 소통 없이 일방적으로 내놓은 졸속대책이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정부는 한국공인중개사협회 등 이해당사자와 협의를 거쳐 중개보수 체계 개선안을 마련했다고 밝혔지만 업계에서는 전면 재검토를 요구하며 대정부 투쟁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실제 개선안 적용까지 마찰이 계속될 것으로 우려된다.

◆정부 “매매·전세 역전 없애 부담 줄여야”

국토교통부가 마련한 중개보수 체계 개선안에 따르면 매매의 경우 6억~9억원, 전월세는 3억~6억원일 때 각각 0.5%, 0.4% 이하에서 중개보수를 협의토록 했다. 지금보다 상한선을 각각 0.4%포인트씩 낮췄다.

이번 중개보수 체계 개선은 지난 15년간 주택 매매·전세가가 꾸준히 오르면서 일부 구간에서 현실에 맞지 않는 부분이 생겼기 때문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서울 매매 6억원 이상, 전세 3억원 이상 고가주택은 2000년 1% 내외였지만 지난해 25~30% 가량으로 크게 증가했다.

특히 전셋값의 지속 상승으로 고가 전세주택이 늘어나면서 매매·임대차 중개보수 역전현상도 발생하고 있다. 3억원짜리 주택 매매계약 시 최대 중개보수는 120만원(0.4%)이지만 전세는 두 배인 240만원(0.8%)이다. 또한 임대차 가격 3억원이 넘으면 요율이 0.3% 이하에서 0.8% 내 협의로 급격히 상승하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목됐다.

국토부는 공인중개사가 주택 거래시 사실상 상한선에 해당하는 요율을 적용해 중개보수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아 상한선을 낮추면 중개보수 자체가 낮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예를 들어 5억원 주택 매매 거래 시 이전에는 중개보수를 최대 450만원(0.9%) 내야했지만 앞으로는 250만원(0.5%)으로 줄어든다. 예전 주택거래 정상화를 위해 시행했던 취득세 1% 감면이 적지 않은 효과를 가져온 것을 감안할 때 거래수요 창출에도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게 국토부 판단이다.

주거용 오피스텔도 매매는 0.5% 이하, 임대차는 0.4% 이하로 낮아져 투자자들의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특정층 위한 정책, 협의·검토 없어”

공인중개사들의 모임인 공인중개사협회는 이 같은 정부의 중개보수 체계 개편안에 대해 거세게 반발했다.

공인중개협회는 즉각 성명을 발표하고 “중개보수율은 부동산 시장 상황과 상당한 괴리가 있는데 일부 개편을 통해 특정지역 중소득층만을 위한 편협한 정책을 고집하고 있다”며 “부동산거래 선진화와 서민주거안정을 위해 부동산 중개보수를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국토부가 부동산중개 업계에 대한 정확한 분석이나 업계와의 충분한 협의·검토 없이 일방적으로 개편안을 확정한 데에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협회 관계자는 “지난달 23일 공청회 이후 29일에 국토부의 요청으로 시민단체를 포함해 3자회의를 가졌으나 결과가 도출되지 않았다”며 “이 상태에서 일언반구도 없이 안을 발표한 것은 개편 당위성에 공감하고 적극 협의를 진행하려는 의지를 꺾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가 매매·전세역전 현상을 제거하려 했음에도 6억원의 경우 매매는 300만원(0.5%), 임대차는 480만원(0.8%)으로 여전히 해소되지 않는 구간이 있어 조정이 필요하다는 게 협회 주장이다. 

협회 관계자는 “중개보수 추진단 임원 회의가 진행 중”이라며 “국토부 조치를 규탄하는 대규모 궐기대회 시행 여부가 결정될 예정으로 향후 대응 수위를 높여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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