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노경조 기자 =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은 30일 "전월세 상한제 등은 단기적 전셋값 상승뿐 전세주택 유지·관리 등에도 문제가 있어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고 밝혔다.
서 장관은 이날 오후 정부 서울청사 본관 브리핑룸에서 관계부처 합동으로 열린 '서민 주거비 부담 완화 방안' 브리핑에서 "임대차 시장에 구조적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이에 맞춰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 같이 말했다.
정부는 다세대·연립 형태의 공공·준공공 임대 주택을 늘리고 사회취약계층을 위한 저리의 월세 대출을 시행하기로 했다.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되는 구조적 변화를 감안해 부작용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다음은 서 장관과의 일문일답이다.
▲야당이 요구하는 전월세 상한제, 주택임대차 계약 기간 3년으로 연장 등에 대한 법제화 가능성은.
-임대차 기간을 현행 2년에서 3년으로 연장하는 방안에 대해 법무부가 용역을 진행했는데 (국토부와) 사전 협의는 없었다. 법무부는 다른 목적으로 용역을 진행한 것으로 알고 있다. 임대차 기간을 3년으로 의무화하면 일시적으로 전셋값이 폭등하는 등 단기적인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전월세 상한제 등 야당에서 주장하는 정책들도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다. 전세주택의 유지·관리·공급 등 측면에서 여러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무엇보다 현재 임대 시장의 구조가 변화하는 것을 보면서 시장을 연착륙 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공공임대리츠 공급 1만호 확대 방안은 도심이 아닌 외곽 지역에 집중될 우려가 있다.
-전세시장의 초과 수요를 어떻게 감소시킬 것인지가 중요하다. 정부는 그동안 전세수요를 매매수요로 전환하는데 정책의 중점을 뒀는데 이번 대책에서는 보증부 월세로 전환하는 부분까지 고려했다. 도시 외곽지역에 대규모 택지 개발을 하지 않겠다는 내용은 이미 발표했다. 서울과 수도권 도심 근처에서 리츠를 통한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할 수 있는지 살펴볼 것이다. 구체적인 입지 등은 추가로 검토할 계획이다.
▲시장에서 우려하는 '전세의 빠른 월세화 현상'을 늦춰 전세 세입자가 계속 살 수 있도록 배려하는 정책은 없다.
-(김재정 국토부 주택정책관) 전반적인 경제구조상 임대차 시장에서 전세가 월세 또는 보증부 월세로 전환되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본다. 정부가 인위적으로 개입하는데도 한계가 있다. 결국 수요를 돌려야 하는데 이번 대책에서 보증부 월세로 전환하는 가구에 대해 보증금 금리 인하나 월세 대출 등의 정책을 마련한 것이다.
▲금리 인하로 전셋값이 오른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김재정 주택정책관) 이번 대책의 초점은 보증부 월세에 맞췄다. 최근 기준금리가 인하돼 주택 관련 지원 금리도 그냥 둘 수 없었다. 보증금 액수가 큰 경우는 놔두고 보증금이 작거나 소득이 낮은 계층에 금리를 차등적으로 우대해주는 내용이다.
▲공공임대주택 건설 시 난개발 우려는.
-(김재정 주택정책관) 공공임대주택 가운데 다세대·연립주택은 일단 택지지구에 남아 있는 연립주택용지에 건설할 계획이다. 이 용지들을 최대한 활용하고 도심 나대지 등에도 소규모로 지어 공급할 계획이다.
▲올해와 내년에 서울에 예정된 재건축 이주수요 관리 방안은 지자체와 협의했는지.
-(김재정 국토부 정책관) 재건축으로 인한 이주수요를 관리해야 한다는 생각은 중앙정부나 지자체나 같은 의견이다. 그동안 이주대상 구역의 주택수가 2000가구를 초과할 때 이주수요를 관리하던 것을 앞으로는 법정동 내 총 주택수가 2000가구를 초과할 경우로 조정했다. 서울시에서도 다음달 중 이런 내용으로 조례를 개정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