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중공업 4조원대 사우디 ‘라빅2 발전소’ 내년초 준공, 한국 EPC 역사 새로 썼다

2014-10-27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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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중공업이 건설 중인 사우디아라비아 ‘라빅2 화력발전소’ 현장 야경[사진=두산그룹 제공]


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두산중공업이 지난 2010년 수주해 화제를 모은 총 4조원 규모의 사우디아라비아 ‘라빅2’ 화력 발전소가 내년 초 준공을 앞두고 마무리 작업에 한창이다.

라빅2 화력발전소는 수주 당시 국내 업체가 해외에서 수주한 사상 최대 규모의 단일 화력발전소 프로젝트로이자 두산중공업도 창사 이래 시도한 가장 큰 공사다. 사우디 국영 전력기업인 SEC로부터 2010년 9월 9일 수주 통보서(NOA)를 받은 뒤 같은 달 28일 정식 계약을 체결했다. 풀 EPC(설계·조달·시공) 방식으로 두산중공업이 공사의 전 과정을 추진하는 방식이었다.
발전소가 들어선 라빅은 사우디 남서부 홍해에 인접한 제다로부터 북쪽 약 160km에 위치한 인구 18만명의 소도시로 사막과 황무지가 전부였다. 2011년 2월 이곳 건설 부지에 첫 말뚝을 박음으로써 50개월여의 대장정이 시작됐다.

여정은 녹록치 않았다. 가장 큰 난제는 규모에 비해 납기가 무척 짧다는 것이다. 세계 최초로 시도되는 700MW 4기 동시 공급 프로젝트, 즉 4기의 발전기를 2개월 간격으로 동시에 납품해야 하는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납기였기에 발주처 뿐만 아니라 경쟁사도 성공 여부를 눈여겨봤다. 2014년 하절기 전력 수요에 맞춰 당초 계획보다 6개월 앞당겨 전력을 생산·공급하자는 발주처의 추가 요청까지 이어져 어려움은 더해갔다.

프로젝트 기간 동안 기계, 전기, 토목, 건축, 설비 등 각 공정은 한 치의 오차 없이 톱니바퀴처럼 추진돼야 했다. 이에 라빅2 건설 사무소는 철저한 공정관리에 집중했다.

공사기간 동안 총 37개국에서 온 근로자 1137만2577명이 투입됐다. 2013년 기준 경기도 주민등록 인구수(1223만4630명)에 버금가는 규모다. 공사가 절정에 달한 2013년에는 하루 최대 1만5300명의 근로자가 현장에서 일했다.

이들을 ‘두산’이라는 한 울타리에서 일하도록 해야하는 데에도 이들의 문화적 차이로 어려움이 많았다. 예를 들어 무슬림 신자는 하루 다섯 차례 기도하는 살라를 엄격히 지켜야 하고, 라마단 기간에는 낮 시간 동안 금식을 해야 했기에 작업 시간이 오전으로만 제한됐다. 인도 근로자는 하루에 두세차례 티타임을 가져야 하는 차 문화를 갖고 있었다. 생산성 확보가 힘들고 효율적인 공정 수립에도 어려움이 컸다. 이에 두산은 국적과 종교, 문화적 차이를 인정하고, 두산웨이의 열린 소통으로 근로자들과 교류함으로써 신뢰를 쌓을 수 있었다.

근로자와의 신뢰는 수치로 확인할 수 있다. 수많은 인원이 투입되는 대형 프로젝트이다 보니 안전사고에 대한 위험이 언제나 도사리고 있었기에 ‘EHS’(환경·건강·안전)와 품질에 각별한 신경을 썼다. 덕분에 2014년 4월 24일 무재해 4000만 시간의 대위업을 달성했다. 이는 발전소 건설공사 사상 세계 최장시간의 기록이었다. 이 기록은 계속 이어져 9월말 현재 4600만 시간에 달하고 있다.

라빅2 화력발전소는 발주처의 요청에 맞춰 준공 전인 지난 6월 26일부터 두 달간 총 3146GW의 전력을 생산해 안정적으로 공급함으로써 사우디의 하절기 전력 수급을 책임졌다. 철저한 프로젝트 관리와 선진화된 EPC 수행능력, 두산중공업이 공급하는 발전 주기기 품질의 우수성을 입증한 쾌거였다.

이제 발전소 주요 공사는 대부분 마무리됐고, 건축 마감과 조경, 도로 공사와 시운전을 앞두고 있는 라빅2 화력발전소는 내년 초 종합 준공할 예정이다. 라빅2 화력발전소는 준공후 사우디 서부 지역에서 생산중인 발전 용량(17.1GW)의 약 16.4%, 사우디 전체로 보면 58GW의 약 4.8%를 담당해 이 나라 전력 공급 상황 개선에 일조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라빅2 발전소는 두산중공업을 넘어, 한국 업체들의 해외 EPC 건설 역사를 새로 쓰는 기념비적인 업적이다. 발전 사업은 국가 인프라 구축의 중요한 축을 담당하는 요소로서 중장기 전력 수요에 따라 발주가 이뤄지기 때문에 납기 준수가 매우 중요하다. 발주자의 입장에서는 수행 역량이 검증된 계약자에게 추가 발주를 하게 되기 때문에 라빅2 프로젝트의 성공적인 수행으로 중동 시장에서 두산중공업을 비롯한 한국 업체들의 추가 수주 가능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김영일 라빅 건설사무소장(상무)은 “현장 직원들과 본사 동료들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었기 때문에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었다”며, “고객에게 키를 넘기는 마지막 순간까지 라빅2 프로젝트가 최고의 현장, 최고의 기록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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