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20일 "판교 사고를 계기로 이번 주까지 관련 부서, 자치구, 안전 전문가와 함께 시내 환풍구를 일제히 조사하고 관리 지침을 만들기로 했다"고 밝혔다.
시에 따르면 지하철 1~9호선의 환풍구는 모두 2418곳에 이르며 보도 위에 설치된 곳은 1777곳이다. 보도 위에 설치된 환풍구 가운데 지상 높이가 30cm 이사인 곳은 1578곳, 30cm 미만인 곳은 199곳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 도로철도 설계 기준은 환풍구 위로 보행자가 지나다닌는 것을 고려해 환풍구 덮개를 1㎡당 350∼500kg까지 견딜 수 있게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안전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아파트 등 개인 주택이나 상가 환풍구는 서울시 차원에서 그 수를 집계하거나 안전 관리를 하고 있진 못하다"고 인정했다.
시는 이번 점검을 통해 야외 공연장 시설의 안전도 점검할 계획이다.
이날 숨진 희생자 16명의 유가족 협의체, 이데일리, 경기과학기술진흥원이 보상 문제 등에 합의했다. 이날 이재명 공동대책본부장 겸 성남시장과 한재창 유가족 측 간사는 사고대책본부가 차려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고 발생 4일째인 20일 오전 3시 20분쯤 사망자 보상문제를 타결했다"고 밝혔다.
주요 합의 내용을 보면 배상금은 통상적인 판례 기준에 따르기로 하고 장례비용은 희생자 1명당 2500만원을 일괄 지급하기로 했다. 배상 주체는 우선 이데일리와 경기과기원으로 정했다. 경찰수사 등을 통해 경기도, 성남시 등 다른 기관의 과실이 추가로 드러나면 포함하기로 했다.
배상금액은 희생자의 급여수준 등이 각각 달라 통상적인 판례에 준해 일정한 기준과 시기를 정하고 나중에 그 기준에 따라 세부적으로 확정하기로 했다. 배상금은 유족이 청구한 날로부터 한 달 이내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장례 비용은 이데일리와 경기과기원이 1주일 내에 희생자 1명당 2500만원을 지급하되 이데일리가 우선 지급하고 추후 경기과기원과 분담 비율을 정해 정산하기로 했다.
이재명 사고대책본부 공동본부장은 협의를 진행하며 어려웠던 점에 대해 "책임 배분문제 등이 복잡해 배상 주체와 부담 비율을 언제, 어떻게 정할 것인지가 쟁점이었다"며 "유족이 결단을 내려 사고 발생 57시간 만인 20일 새벽 3시 20분 극적 합의를 이뤘다"고 말했다.
그러나 사고원인 규명, 재발방지 대책 수립, 부상자 치료 및 보상 등 아직 큰 과제가 남아 있어 사고수습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